"일자리 내놔!" 성난 美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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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일자리 11만명…35만명 돼야 고용시장 안정
실업률 8.1%로 하락 불구 청년 실업률 13% 넘어
실업률 8.1%로 하락 불구 청년 실업률 13% 넘어
“실망스럽다. 한 달에 적어도 일자리 50만개는 늘어나야 하는 것 아닌가.”(미트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지난 26개월 동안 420만개 일자리가 증가했다.”(버락 오바마 대통령)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4월 고용시장 통계를 발표하자 오는 11월6일 대선에서 대결할 두 사람이 날카로운 공방전을 벌였다. 지난달 실업률이 8.1%로 하락했지만 이는 구직 포기자(최근 12개월 동안 실업자로 통계에 잡혔다가 고용통계 조사 직전 4주 동안 구직을 포기한 사람)가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일자리 수 증가도 농업 부문을 제외하면 11만50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평균치 24만6000명은 물론 시장 전망치 16만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롬니는 고용 창출 둔화에 초점을 맞추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 실패 탓”이라고 몰아붙였다. 오바마는 “무슨 소리냐”며 “일자리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용시장 개선이 둔화되거나 악화되면 불리한 쪽은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측이다.
롬니가 주장한 한 달 평균 50만명 일자리 창출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는 “이제 미국인들은 누가 일자리를 늘려줄 수 있는지 알아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으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진 않았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 달 동안 50만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1997년 9월(50만7000명), 2010년 5월(51만6000명) 두 번뿐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20년 동안 월평균 일자리 창출 개수는 15만개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한 달에 평균 35만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고용시장이 정상 수준을 되찾는다고 분석한다.
전미소기업연합회(NFIB)가 1817개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원사 가운데 74%는 최근 3개월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34%가 만족할 만한 인력을 찾지 못한 것을 들었다. 금융전문가 461명을 조사한 금융정보업체 세이지워크스는 응답자의 32%가 경기 전망 불투명을 고용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심각한 청년 실업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20~24세 젊은층의 실업률은 평균 실업률 8.1%보다 훨씬 높은 13.2%에 달했다. 뉴욕타임스는 무보수 인턴 자리라도 찾는 대학 졸업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영화사나 비영리기구 등에 국한됐던 게 지금은 패션업체, 출판사, 홍보·마케팅 회사, 미술품 갤러리, 연예인 기획사, 로펌 등으로 널리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인턴 문제 전문가인 경제정책연구소(EPI)의 로스 아이센브레이 부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대졸자가 무보수 인턴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요즘은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생도 무보수 인턴을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관건은 현실적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이다. 반(反)월스트리트 시위대의 젊은층 멤버들로 구성된 ‘젊은 미국을 위한 운동(Campaign for Young America)’은 21개 주(州)를 버스로 돌면서 젊은층, 반월가 시위대, 지역 유지, 기업들과 100회 라운드테이블을 갖고 있다. 행정부와 의회에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운동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고용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부양을 위해 3차 양적완화 통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돌고 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닐 두터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고용시장이 둔화됐지만 3차 양적완화를 이끌어낼 만큼 악화되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지난 26개월 동안 420만개 일자리가 증가했다.”(버락 오바마 대통령)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4월 고용시장 통계를 발표하자 오는 11월6일 대선에서 대결할 두 사람이 날카로운 공방전을 벌였다. 지난달 실업률이 8.1%로 하락했지만 이는 구직 포기자(최근 12개월 동안 실업자로 통계에 잡혔다가 고용통계 조사 직전 4주 동안 구직을 포기한 사람)가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일자리 수 증가도 농업 부문을 제외하면 11만500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평균치 24만6000명은 물론 시장 전망치 16만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롬니는 고용 창출 둔화에 초점을 맞추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 실패 탓”이라고 몰아붙였다. 오바마는 “무슨 소리냐”며 “일자리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용시장 개선이 둔화되거나 악화되면 불리한 쪽은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측이다.
롬니가 주장한 한 달 평균 50만명 일자리 창출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는 “이제 미국인들은 누가 일자리를 늘려줄 수 있는지 알아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으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진 않았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 달 동안 50만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1997년 9월(50만7000명), 2010년 5월(51만6000명) 두 번뿐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20년 동안 월평균 일자리 창출 개수는 15만개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한 달에 평균 35만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고용시장이 정상 수준을 되찾는다고 분석한다.
전미소기업연합회(NFIB)가 1817개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원사 가운데 74%는 최근 3개월간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34%가 만족할 만한 인력을 찾지 못한 것을 들었다. 금융전문가 461명을 조사한 금융정보업체 세이지워크스는 응답자의 32%가 경기 전망 불투명을 고용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고 전했다.
심각한 청년 실업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20~24세 젊은층의 실업률은 평균 실업률 8.1%보다 훨씬 높은 13.2%에 달했다. 뉴욕타임스는 무보수 인턴 자리라도 찾는 대학 졸업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영화사나 비영리기구 등에 국한됐던 게 지금은 패션업체, 출판사, 홍보·마케팅 회사, 미술품 갤러리, 연예인 기획사, 로펌 등으로 널리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인턴 문제 전문가인 경제정책연구소(EPI)의 로스 아이센브레이 부소장은 “몇 년 전만 해도 대졸자가 무보수 인턴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요즘은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 졸업생도 무보수 인턴을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고 말했다.
관건은 현실적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이다. 반(反)월스트리트 시위대의 젊은층 멤버들로 구성된 ‘젊은 미국을 위한 운동(Campaign for Young America)’은 21개 주(州)를 버스로 돌면서 젊은층, 반월가 시위대, 지역 유지, 기업들과 100회 라운드테이블을 갖고 있다. 행정부와 의회에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운동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고용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미국 중앙은행(Fed)이 경기 부양을 위해 3차 양적완화 통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돌고 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닐 두터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고용시장이 둔화됐지만 3차 양적완화를 이끌어낼 만큼 악화되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