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고향에 봉사할 뿐입니다. 스승상 수상은 영광스럽지만 저보다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이 많아 부끄럽기도 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올해 새로 제정한 대한민국 스승상의 첫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조연주 전남 조도고 교사(47·사진)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 같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전남 진도에서도 뱃길로 한 시간 거리인 조도에 2010년 부임한 조 교사는 박봉을 쪼개 학생들의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자기주도학습을 이끌어 진학희망자를 대부분 대학에 합격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섬지역 특성상 편부모 가정 등으로 저녁을 굶는 아이들이 많아 김밥을 싸 먹이다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전교생 저녁 급식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허름한 창고를 개조해 식당을 만들고 주말이면 자택이 있는 목포로 나가 부식거리를 구입해 오는 등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조 교사는 “학교 일로 떨어져 사는 고3인 아들에겐 밥을 못 해주다 보니 학생들에게 더 정이 간다”며 “학생들을 전부 내 아이라 생각하고 ‘엄마가 해주는 밥’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원은커녕 변변한 서점이나 문방구조차 없는 섬에서 사교육 없는 자기주도학습을 이끌고 있는 조 교사는 학생의 적성과 특성을 살린 맞춤식 교과지도로 지난해 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고3 15명 가운데 11명을 대학에 진학시켰다. 특히 조도 역사상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생(영어교육과 김빛나 씨)을 배출해 주민과 동문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이 밤 12시 하교한 이후 마지막으로 교실문을 잠그고 퇴근하는 등 아침 7시부터 밤늦도록 학생들과 함께한다. 조 교사는 “올해 고3 학생 5명 등 전교생 22명이 다 알아서 하니까 선생님들이 힘든 것을 모른다”며 제자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담당 과목인 도덕에 대한 동영상 자료 및 학습지를 개발하는 등 창의적 학습방법 개발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학생들과 함께 봉사동아리를 결성해 섬의 홀로 사는 어르신을 방문하고 개인 전기문을 책자로 펴내는 등 봉사활동에 앞장섰다. 최근에는 ‘비누공예자격’을 취득해 3200명 섬마을 주민들에게 천연비누 만들기 교육기부도 하고 있다.

초등 6학년까지 조도에 살았던 조 교사는 “순환근무로 지난 14년간 큰 학교에 근무했지만 고향 마을 작은 학교의 아이들은 모두 천사 같고 가족같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스승상은 교과부의 ‘으뜸교사상’과 교직원공제회 ‘한국교육대상’이 통합돼 올해 새로 만들어진 국내 최고 권위의 교육상이다. 교육발전에 헌신한 진정한 교육자를 찾아 우리시대의 참다운 스승상으로 정립하고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수상자에게는 근정훈장과 상패가 수여되며 부문별 수상자에게 상금 1000만원, 대상 수상자에게 상금 2000만원이 지급된다.

첫해 대한민국 스승상에는 대상인 조 교사 외에 부문별로 △유아 박춘금 광주 봉산유치원 원장 △특수 최영수 인천 강남영상미디어고 교사 △초등 천미향 대구 안일초교 교사, 이건표 대전 산내초교 교장, 김태선 제주 납읍초교 교장 △중등 김화연 서울 동도중 교사, 채찬석 경기 소사중 교장, 전용섭 경기 매현중 수석교사 △대학 이명학 성균관대 교수 등이 선정됐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