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지루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를 비롯해 여러 가지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하지만 5월 증시는 국내외 불확실성이 점차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

◆유럽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국면

프랑스 대통령선거를 끝으로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협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이 같은 우려는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유로존 국가별로 재정협약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지만 재정협약의 근본 틀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

미국은 고용 소비 등 주요 경기지표 회복이 둔해지는 조짐이지만 경기가 악화되면 중앙은행(Fed)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 있다. 미국 경기지표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다. 중국도 정치적 불안정 등 위험 요인이 있지만 2분기부터 경제성장률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어려움을 안겨주는 것은 해외 요인보다는 국내 증시의 종목별 양극화다. 지난 1분기 실적과 2분기 전망에 따라 종목별로 주가 흐름에 차이가 커졌다.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기관과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종목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 이어 5월에도 이런 조건에 맞는 종목이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다.

삼성전자현대차를 선두로 한 ‘전·차(電·車) 군단’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1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기관이 차익실현 물량을 내놓고 있고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모멘텀이 없어 지난달보다는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와 자동차 업종은 2분기 실적도 지난해보다 향상될 것으로 예상돼 큰폭의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2분기 실적 기대감도 현재 주가에 어느 정도 선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정유·화학 업종은 1분기 실적 발표 후 큰 폭으로 하락했던 것에 따른 반작용을 나타낼 것이다. 단기 매매 관점으로 정유·화학 업종에 투자하면 초과 수익을 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스권 흐름이 좀더 이어진다면 코덱스레버리지를 코스피지수 1950 초반에서 매수해 2000 안팎에서 매도하는 전략도 유용하다. 외국인이 최근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코스피지수는 위로든 아래로든 어느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기보다는 1950~200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신약 모멘텀 바이오주 주목

개별 종목으로는 주름치료제 전문 바이오기업 메디톡스에 주목할 만하다. 메디톡스는 세계적으로 주름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매출이 지난 5년간 연평균 37% 증가했고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6.6%에 달했다. 올해 매출은 313억원,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44.2%, 영업이익은 64.9% 증가한 수치다.

바이오기업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약 모멘텀도 있다. 메디톡스는 보톡스보다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메디톡신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임상이 끝나면 이 제품을 미국과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여행주에도 관심을 가질 때다. 계절적으로 2분기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여행객이 늘어나는 시기다. 하나투어의 지난달 해외여행객은 17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7.3%나 증가했다. 5월과 6월 패키지상품 예약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상승했다. 하나투어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32.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여행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특수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뿐만 아니라 중국인의 한국 관광 수요가 앞으로 국내 여행업계의 주요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