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팬택 부회장 "상표 떼고 붙으면 삼성ㆍ애플 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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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새 스마트폰 '베가레이서 2' 발표
애플, 너무 독선·폐쇄적…삼성 수직계열화, 생태계 파괴
가치공유하고 협업해야
'베가'에도 소비자 불만 많아…해소 위해 최대한 노력 중
애플, 너무 독선·폐쇄적…삼성 수직계열화, 생태계 파괴
가치공유하고 협업해야
'베가'에도 소비자 불만 많아…해소 위해 최대한 노력 중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 강당에서 열린 신제품 ‘베가레이서2’ 발표회와 뒤이은 기자간담회에서 제품 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베가레이스2에 최첨단 기술을 모두 적용했고 고객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가치까지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베가레이서2의 배터리 수명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빠른 통신망이나 선명한 화질도 좋지만 배터리 수명을 늘려 달라고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았다”며 “그래서 우리는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리기로 했고 기존 롱텀이볼루션(LTE) 제품보다 배터리 수명이 34% 긴 제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애플과 삼성에 대해 쓴소리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애플이 돈을 벌었으면 가치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독선적이고 폐쇄적으로 가고 있다”며 “노키아가 잘나갈 때도 영업이익률이 16%, 17%였는데 애플은 40%나 된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행태를 놓고 봤을 때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내놓지 않았다면 (휴대폰 시장이) 이상한 쪽으로 빠질 뻔했다는 얘기도 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가볍고 빠르고 멋진 패션 아이템으로 만든 건 삼성이나 팬택과 같은 기업들”이라며 “애플이 자기네 제품을 만드는 팍스콘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대우를 했느냐”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는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다”며 “남의 것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고 전문기업들과 협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팬택 베가레이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부회장은 “베가에 대한 불만도 무지하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부서에서 매월 30가지로 정리해 보고하고 관련 임원 10여명이 내 방에서 토론한다”며 “변명하지 말고 불만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보고하고 불만을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베가레이서2에 탑재하는 퀄컴 원칩(스냅드래곤 S4)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데 문제는 없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물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우리가 요구하는 물량의 60%를 주지 않으면 당신네와 거래를 끊겠다고 했다”며 “그 이야기를 하려고 무박3일로 미국에 다녀왔다”고 밝혔다.
상표를 떼고 비교하면 애플이나 삼성에 정말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부회장은 “레떼루(상표) 떼면 우리가 이기지”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브랜드의 바탕은 신뢰가 아니냐”며 “소비자에게 더 많은 신뢰를 얻으려면 앞으로도 처절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성미/김광현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