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최대 13기 보유 능력…북핵전문가 첫 종합분석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한다면 한꺼번에 여러 개의 실험용 핵탄두를 터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한 북핵 전문가가 2일 말했다. 그는 “수많은 데이터를 얻기 위해선 여러 번의 핵실험이 필요하다”며 “통상 순차적으로 하지만 인도와 파키스탄은 한꺼번에 여러 개의 핵탄두 실험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도 고농축우라늄(HEU)이나 플루토늄(Pu) 등 핵 실험에 필요한 물질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면 비용 절감을 위해 핵탄두를 각각의 갱도에 넣고 동시에 터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북한은 핵관련 전문 인력을 3000여명 확보하고 있다. 또 연간 약 80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능력을 가진 시설을 건설, 1989년부터 가동해왔다. 이 전문가는 북한은 지금까지 최소 세 차례 이상의 재처리를 통해 약 40㎏의 Pu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핵무기 1기를 만드는 데 6~8㎏의 Pu가 소요된다는 점으로 미뤄 북한은 6~7기가량의 Pu 핵무기 보유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2010년 방북한 미국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으며 2000개가량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면 연간 40㎏의 HEU 생산이 가능하다. HEU 방식에 의한 핵무기 1기를 만드는 데 15~20㎏의 HEU가 필요하다. 때문에 북한은 연간 HEU 핵무기를 2개가량 만들 수 있다.

또 다른 핵 전문가는 북한이 지금까지 100~120㎏의 HEU를 보유했으며, 이것으로 최소한 5~6개의 핵무기 제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 것으로 추정했다. Pu와 HEU 핵무기를 합해 11~13기의 보유 능력을 가졌다.

북한은 현재까지 핵 개발에 쏟아부은 돈이 68억8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이 전문가는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이 핵 개발에 들인 비용을 중국산 옥수수 구매 가격으로 환산하면 1940만을 살 수 있다”며 “북한 주민의 약 8년치 옥수수 배급량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연간 식량부족량이 40만임을 고려할 때 핵개발 비용으로 약 50년치 부족분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