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美 판매 100% 회복···현대차와 격차 벌인다
일본차업체 신흥시장 적극 공략···"전략차종 늘린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대반격에 나섰다.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빅3 업체들은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피해에서 벗어나 빠른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1·2위 업체들이 지난 4월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었으나 도요타는 지속적인 판매 증가세를 이어가며 부활을 알렸다.

도요타는 주력 모델 캠리와 프리우스를 앞세워 17만8044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증가한 수치다. 현대·기아차의 지난달 미국내 판매량이 1%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결과다. 모델별로 캠리가 20.9% 증가했고, 프리우스는 두 달 연속 2만5000대 이상 팔렸다.

도요타의 판매 증가세는 미국 산업 평균 판매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난달 미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은 2.2%였다. 가장 판매량이 많았던 GM(21만3387대)은 8.2%, 포드(17만9658대)가 5.1% 줄었든 점을 감안하면 도요타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앞서 도요타는 올 3월 미 판매량이 4년 만에 월 20만 대를 돌파했다. 도요타가 지난해 부진에서 완전히 회복했다는 신호탄이었다.

도요타는 올 1분기 글로벌지역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한 271만 대를 달성했다. 작년 1위 업체 GM을 꺾고 분기별 생산량 1위를 탈환한 것이다. 올해 영업이익(2012년 회계연도 기준)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8000억~90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2만2012대를 판매한 혼다는 2.2% 줄었으나 승용차 판매 2위에 오른 어코드(3만5385대)가 작년보다 25.6% 늘면서 고무된 분위기다. 올 1~4월 누적 판매량은 2.2% 늘었다. 닛산도 같은 기간 누적 판매량이 39만3690대로 전년 동기보다 10.3% 증가했다.

이와 함께 일본차 업체들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신흥시장 판매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업체별로 비용 절감과 재료 개선, 설계 변경을 거친 현지 전략 차종을 투입을 늘리기로 한 것.

도요타가 지난해 인도시장에 출시한 1000만 원대 에티스오는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고무돼 올해는 중국 전략형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베이징모터쇼에 참석한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 사장은 "중국 현지에서 전략형 모델을 직접 개발하겠다" 면서 "전략형 모델을 늘려 중국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차를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닛산은 오는 2015년까지 중국시장에서 200만 대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GM과 폭스바겐에 이어 중국 내 3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닛산은 30년 만에 닷선 브랜드를 부활시켜 내년부터 600만 원대 소형차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구승환 교토산업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일본차 업체들의 대지진 피해가 당초 1년 이상 갈 것으로 내다봤으나 6개월 만에 빠르게 회복됐다" 며 "일본 빅3가 신흥국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2년간 개발해온 전략형 모델을 올해부터 연달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