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일 오후4시2분 보도


한진그룹의 대표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A380 5대를 도입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섰다. 파이낸싱 금액만 11억달러로 아시아·태평양 항공시장에서 단일 거래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였다.

대한항공 재무팀은 영업실적 등을 바탕으로 유럽수출신용기관으로부터 보증을 받아 내 조달 금리를 낮췄다. 크레디아그리콜 등 4개 글로벌 금융회사와의 일괄 거래를 통해 전체 자금조달을 6개월 만에 끝냈다. 항공과 해운이 주력인 한진그룹은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와 불황기 유동성 확보가 필수다. 재무팀의 역할이 더 두드러지는 까닭이다.

○위기극복의 주역

대한항공의 대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상균 부사장이다.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인하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은 후 1977년 대한항공 자금부에 입사했다. 자금부 부장과 회계부 상무를 거쳐 2007년부터 재무본부장을 맡고 있는 항공 재무전문가다.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항공사 재무운영을 특유의 근성과 추진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9·11 테러가 발생했을 때 회사채 발행,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도 금융시장 경색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윤주식 부사장은 국내 최대 해운기업인 한진해운의 자금조달과 리스크관리를 맡고 있다. 건국대 경제학과, 서울대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1985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1993년부터 한진해운에서 재무를 담당하고 있다. 회계·감사팀장을 거쳐 2010년 재무그룹장 부사장을, 지난해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을 각각 맡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차례의 유상증자와 해외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불황 극복에 앞장섰다.

○자금효율화 이끌어

㈜한진의 CFO인 허정권 전무는 동아대 경영학과와 연세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후 1977년 대한항공에 들어왔다. 2003년부터 ㈜한진에서 재무관리실장을 맡아 자금 입출금과 자금운용·관리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2008년 한진이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현 한덱스)를 인수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 미주지역본부 주재원과 해외지사 관리업무 경험 등으로 국제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 계열사 재무팀 내 보좌역들의 활약도 크다. 수입관리부를 담당하는 김현석 대한항공 상무는 자금효율화를 위한 재무시스템 통합을 주도했다. 경동고와 중앙대 회계학과를 나왔다. 선박금융 담당인 성철제 한진해운 상무는 2008년 위기 당시 50척의 선박금융을 모두 성사시키면서 회사 안정화에 기여했다. 성 상무는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인 하은용 상무는 대한항공 자금전략실에서 경력을 쌓은 재무전문가로 올초 ㈜한진에 영입됐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