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삼성전자, 200만원까지 뛸까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거칠게 없다. 지난달 30일에도 1.16% 오른 139만원에 마감, 사흘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종착역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150만~160만원 정도에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는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200만원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독야청청 한계 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31.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55%)의 4배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전문가들이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건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국제회계 연결 기준) 컨센서스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20조3411억원이었으나, 최근 25조2709억원으로 높아졌다. 일부 증권사들은 30조원대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기 시작했다.

향후 12개월 목표주가도 높아졌다. 그러나 증권사별로 온도차가 있다. 목표주가를 보수적으로 보는 쪽은 150만~160만원을 제시했다. 솔로몬투자증권은 150만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내놓았다. 하나대투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160만원으로 잡았다. 이들의 1차적인 근거는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최근 2년간 PER은 13배 수준인데, 올해 예상 순이익에 PER 13배를 적용하면 160만원 정도의 목표주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1분기 실적의 효자 노릇을 한 정보통신(휴대폰) 사업부는 보통 4분기에 재고조정 영향으로 실적이 둔화될 수 있어 160만원 이상 상승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가 모멘텀’을 근거로 제시했다. 임 연구위원은 “작년 3분기부터 삼성전자는 컨센서스보다 7000억원에서 1조원가량 많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그러나 올 4분기부터는 이 정도 수준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화학 조선 철강 등 다른 업종 블루칩의 주가가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삼성전자 혼자 독주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의 삼성전자가 아니다”

한화증권 대신증권 등은 삼성전자가 2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처럼 반도체 업황에 따라 이익 규모가 급변하는 업체들은 PBR로 적정 주가를 산출하는 게 적절하다”며 “글로벌 정보기술(IT)업계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를 넘으면서 PBR이 2배가 안되는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위원은 따라서 “글로벌 주요 IT업체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PBR은 2.9배가 돼야 한다”며 목표주가 200만원을 제시했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익의 질이 달라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ROE가 20%를 넘어섰기 때문에 최근 5년간의 삼성전자가 받아오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실효성을 상실했다”며 “스마트폰시장에서의 절대적인 영향력, 메모리시장의 과점화 등 삼성전자의 시장 지위를 감안할 때 현재의 실적 강세는 분기 단위의 모멘텀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 수준(139만원)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을 절반 정도밖에 반영하지 못했다”며 “삼성전자의 강세는 연중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