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항공이 코노코필립스 정유공장을 인수하기로 했다. 고(高)유가가 계속되자 항공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정유공장을 직접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2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정유사 코노코필립스로부터 필라델피아 인근 트레이너 정유공장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1억8000만달러.

델타항공은 “고유가 시대에 항공 연료비를 절감하기 위한 혁신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로 미국 내 항공유 수요의 80%를 자체 공급함으로써 연간 연료비를 3억달러가량 아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지난해 델타항공의 항공 연료비는 12억달러. 전체 영업비용의 36%를 차지했다. 델타항공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설비에 1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항공사가 정유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는 평가와 항공사가 정유사를 잘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

매슈 제이컵 ITG인베스트먼트리서치 항공담당 애널리스트는 “치솟는 연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극단적인 선택”이라며 “델타가 성공하면 다른 항공사들도 따라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헨리 하트벨트 애트머스피어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정유사업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항공사의 핵심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