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온라인 예금담보대출 등 인터넷뱅킹으로 할 수 있었던 서비스 일부를 중단하기로 했다. ‘보안등급 강화 서비스를 위해 보안카드 번호를 입력해달라’는 등의 수법으로 개인정보를 빼내 돈을 가로채는 금융사기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서다. 앞서 금융감독원도 은행들에 피싱(금융사기)을 막기 위해 본인 확인절차 등 보안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2일부터 인터넷뱅킹 예금담보대출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보안카드 이용자는 당분간 예금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은행 영업점을 찾아 본인임을 ‘인증’해야 한다. 다만 보안수준이 더 높은 일회용 비밀번호 발생기기(OTP) 이용자에 대한 온라인 예금담보대출 서비스는 오는 4일 재개된다.

최근 ‘짝퉁사이트’들이 대거 등장해 홍역을 치렀던 국민은행은 이달 중순부터 각종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일부 차단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스마트폰 인터넷 신용대출 서비스를 중단했고, 16일부터는 예·적금담보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영업점에서 거치식·적립식예금에 가입한 고객이 인터넷으로 예금을 중도해지하는 서비스도 일시 중단했다. 만기해지도 오는 11일부터는 영업점을 방문해야 가능하다.

이승재 국민은행 홍보부장은 “보안카드 이용 고객들은 주로 쓰는 컴퓨터를 지정하거나 자동응답전화(ARS) 및 휴대폰으로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OTP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이 인터넷으로 ‘TOPS클럽신용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직장인대출 등 다른 종류의 신용대출은 전화로 본인을 확인하는 절차가 있어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온라인 예금담보대출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는 대신 오는 4일부터 은행에 등록된 고객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발송해 입력토록 할 계획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