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30일 오후 2시13분 보도

하이마트가 퇴출(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대주주인 유진기업은 2일 거래가 재개되면 매각작업을 서둘러 오는 6월 말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때까지 매각하지 못하면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하이마트 재무부문 대표)이 사퇴한다는 배수진을 쳤다. 전문가들은 하이마트의 1분기 실적이 저조했지만 매각 재개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하이마트 주가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경선 대표, 퇴진카드로 매각 배수진

하이마트는 보다 강화된 경영투명성 개선계획을 내놓으라는 한국거래소의 요구에 ‘유 대표의 퇴진’이란 카드를 제시했다. 매각 성사에 관계없이 재무부문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의미다. 물론 6월 말까지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기도 하다.

하이마트는 지난 25일 임시 이사회에서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을 영업부문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유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골자로 경영투명성 개선계획을 제출했지만 거래소는 더 강화된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하이마트가 상장폐지 대상에 선정될 경우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지분 매각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판단에서 시한까지 언급하며 퇴진결정을 내렸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하이마트는 영업부문 대표 권한 대행을 오는 3일 임시이사회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영업부문 대표 권한대행은 대표이사직을 갖지 않고 영업지배인이 될 것”이라며 “하이마트는 매각될 때까지 유경선 단독대표이사 체제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는 이와 함께 △이사회 멤버를 기존 6명에다 2명을 추가 보강하고 △사내 감사위원회 내 감사실을 신설하며 △준법지원인을 두는 한편 △내부고발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포함시켰다.

◆3일부터 매각작업 재개

하이마트는 3일 열리는 임시이사회에서 매각재개를 공식 발표키로 했다. 오는 11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받고 6월 중순께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선종구 리스크’가 사라진 만큼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GS를 비롯해 하이마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선 회장이 하이마트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행사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해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등 지난 2월 인수 의사를 밝혔던 기업 대부분이 LOI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웅진코웨이가 동시에 매물로 나와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 GS 등 인수후보들이 겹치기 때문이다. 웅진코웨이 매각과 관련한 LOI 접수는 이달 9일까지다.

향후 주가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김경기 한화증권 연구원은 “거래 재개 소식은 하이마트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매각 절차가 다시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성태/박수진/박동휘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