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마케팅과 대규모 적자, 먹튀 논란 등으로 잇단 구설수에 올랐던 소셜커머스업체들이 올해는 전환점을 마련하게 될까.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의 70%를 양분하고 있는 ‘티몬’과 ‘쿠팡’이 “이르면 상반기 중 손익분기점을 넘긴다”고 공언하고 나서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난해 ‘융단폭격식 마케팅’ 탓에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티몬 운영업체인 티켓몬스터는 지난해 매출 327억원에 영업손실 576억원, 당기순손실 6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33억원) 대비 9배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1년 전(21억원)보다 27배 불어났다. 광고선전비로 매출의 81%에 달하는 267억원을 쓴 데다 미국 리빙소셜에 지난해 8월 인수되면서 주식보상비용으로 165억원을 회계 처리한 점이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작년 말 기준 자본이 완전 잠식된 티몬은 추가 증자와 차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운영업체인 포워드벤처스는 유한회사여서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지난해 적자를 낸 점은 인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쿠팡 취급액과 광고 집행 규모가 티몬과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업체의 실적도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인터넷 배너광고에 삼성전자(152억원)보다도 많은 176억원을 쏟아부어 포털 부문 최대 광고주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올 들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상반기에 월간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업체는 손익분기점 도달의 근거로 ‘거래액 급증’과 ‘판매수수료율 정상화’를 들었다.

소셜커머스 정보사이트 다원데이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거래액은 4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달(77억원)에 비해 5.7배 늘었다. 티몬도 지난달 371억원으로 작년 동월(110억원) 대비 3.3배 증가했다. 판매수수료율도 올 들어 정상 수준인 평균 15~20% 수준을 회복했다. 지난해에는 업체 난립에 따른 과당 경쟁으로 한때 수수료율이 7%대까지 내려갔었다.

전시내 쿠팡 홍보담당과장은 “현금흐름이 원활해 작년 말부터 추가 투자 없이 영업 가능한 환경에 접어들었다”며 “그동안 마케팅 투자로 인지도가 올라간 만큼 올해 영업비용은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 업체의 올 1분기(1~3월) 취급액과 영업비용을 감안하면 월평균 지출은 60억~80억원, 월 수입은 50억~70억원 수준으로 여전히 월 1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월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월 단위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수수료가 대부분인 수익원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티몬은 상품을 자체 배송하는 오픈마켓식 판매를 확대하고, 지역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대행 사업도 연내 시작할 계획이다. A급 모델을 기용해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했던 쿠팡은 올해 고객서비스 분야에 집중 투자해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소셜커머스 업계의 미래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지적도 많다. 한 창업투자회사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의 현재 가치는 지금까지 확보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새 사업모델이 성공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에서 나온 것”이라며 “시장에선 이들 업체의 신사업 성공률을 20%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김태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