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분기까지는 2000선 안팎에서 횡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유럽 정치리스크와 전차(電車) 쏠림현상 지속 등으로 ‘5월 약세장’을 예견했다. 지난 2월 하순부터 지속된 1950~2050 박스권의 상단을 넘어서기보다는 하단을 뚫고 내려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다만 하반기에는 상승세가 재개돼 5월 고점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코스피지수 연중 고점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정치 리스크…1900도 위태

한국경제신문이 29일 주요 10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인 5명이 5월 코스피지수 고점을 2050으로 제시했다. 지난 27일 종가(1975.35)에 비해 3.78%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3명은 2100을, 2명은 2120을 5월 중 고점으로 예상했다.

코스피지수 저점에 대해서는 박스권 하단인 1950이 무너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7명의 리서치센터장이 1900 이상~1950 미만을 5월 저점으로 제시했고 2명은 1900마저 무너져 1800대 후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프랑스 대통령선거 등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있고 미국 경기 회복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며 1890을 코스피지수 저점으로 제시했다. 반면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와 중국 지급준비율 인하 등 정책 기대감이 있다”며 “1950에서 저점을 찍은 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IT·자동차 쏠림 지속

5월에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가 타 업종보다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주도 업종을 묻는 질문에 5명의 리서치센터장이 ‘전차 주도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내수소비 증가와 미국 경기 회복의 최대 수혜주는 IT 자동차 등 경기민감 소비재”라며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이익 전망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IT와 자동차의 뒤를 이을 만한 업종으로는 금융 정유화학 철강 건설 등이 거론됐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미국 주택경기가 회복되면 세계적으로 은행주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머지않아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중심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철강과 정유·화학 업종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IT 자동차 이외의 주도주가 뚜렷이 부각되지 않은 채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에 빠져들 가능성도 제기됐다. 구자용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IT와 자동차의 상승세가 꺾이면 다른 업종도 함께 하락하면서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기록한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반기 강세 전환

하반기에는 주식시장이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리서치센터장 10명 모두 코스피지수 연중 고점을 5월 고점보다 높게 제시했다.

8명의 리서치센터장이 2200 이상을 연중 고점으로 제시한 가운데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이 가장 높은 2400을 예상했다. 동양증권(2350) 하나대투증권(2310) 우리투자증권(2300)도 230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증권사는 증시 여건이 연초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실시한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의 효과가 컸고 유럽 재정위기도 당초 우려했던 것에 비해 확산이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설문에 응한 리서치센터장(가나다순)=구자용(대우증권) 김지환(하나대투증권) 박연채(키움증권) 신남석(동양증권) 양기인(신한금융투자) 오성진(현대증권) 윤석(삼성증권) 이준재(한국투자증권) 이창목(우리투자증권) 조윤남(대신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