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은 26일 애플의 호실적에 힘입어 박스권 장세 속 정보기술(IT)주로의 쏠림 현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한치환 연구원은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애플의 양호한 실적으로 IT업종의 주도력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전망"이라며 "IT업종으로의 쏠림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고 박스권 장세를 가정한 탄력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애플의 호실적 발표로 미국 IT 업종에 대한 기대가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고, 한국 역시 삼성전자 등의 시장 주도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다만 IT주의 상승 탄력에 대해선 기대감을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에 이어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지속되고 있어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상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과 미국, 대만의 IT업종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2009년 이후 평균치에 미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이머징마켓(GEM)펀드 내 IT주 비중은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3.4%를 기록했는데, 2009년 이후의 고점 부근에 위치한 만큼 한국 IT업종 만을 고려해 추가적으로 비중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한국과 대만 등 IT업종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이달 들어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 회복 모멘텀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양호한 업황 기대와 부진한 경기회복 모멘텀 사이에서 IT주가 상승추세를 유지하겠지만 등락폭이 큰 흐름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