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경기침체…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영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정치와 경제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유로존이 아닌 영국 경제마저 침체의 늪으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통계청은 “영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2% 낮아졌다”고 25일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0.3%)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GDP 증가율을 0.1%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영국 경제는 공식적으로 침체국면에 진입하게 됐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일 경우 기술적으로 경기침체로 간주된다.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경제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경기침체는 건설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올 1분기 영국의 건설업 생산은 직전분기 대비 3% 줄었다. 제조업과 공업생산량도 각각 0.1%, 0.4%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0.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는 2010년 3분기부터 분기별로 성장과 위축을 오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레이엄 리치 영국 통계청 통계국장은 “영국 경제에서 현재 실종된 것은 ‘시장의 신뢰’”라며 “경기 둔화폭이 크지 않은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BOE) 총재는 최근 올 2분기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오는 6월 영국 여왕 즉위 60주년을 기념한 임시 연휴(다이아몬드 주빌리·6월2~5일)가 있어 생산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란 뜻이다. 지난해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 임시공휴일에도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의회에 출석해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고 공공 지출과 적자를 감축하는 계획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며 긴축재정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