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30만원선을 넘고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회복하면 뭐합니까. 제가 보유한 종목은 매수 당시 가격으로 돌아가려면 한참입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들이 지난 8월 급락장을 거치기 이전보다도 15% 가까이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시장의 눈] 코스피 빈부격차 심화…삼성電·현대車 빼면?
25일 박해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는 코스피지수와 달리 몇몇 대형주를 중심으로 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체감지수가 그리 좋지 않다"며 "코스피지수가 급락장을 맞기 이전인 작년 7월 말을 100%로 가정하면 지난 23일 기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코스피지수는 85.2% 수준으로 14.8% 하락한 셈"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5% 하락에 그쳤는데, 이는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며 나머지 종목들의 하락을 상쇄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51.5% 급등했고, 현대차의 경우 8월 하擅隙� 만회한 후 6.38%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두 종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율은 각각 16.89%, 5.01%에 달한다. 단 두 종목이 시장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박 연구원은 증시 쏠림현상의 완화를 알리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어 그동안 소외된 종목군 중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한달간 KOSPI200 종목 분포 중 150여 개 종목이 KOSPI200의 수익률을 하회했는데, 평균과 중위수 차이가 벌어지는 현상이 증시 체감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기 때문에 조만간 체감지수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체감지수를 가늠할 수 있는 등락비율(ADR)이 지난 12일을 바닥으로 점차 상승할 전망이란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쏠림현상 완화에 따라 성장성을 갖춘 저평가주, 상승 종목이 확산될 수 있는 시점에서의 낙폭과대주, 이익모멘텀과 계절성을 보유한 중형주를 중심으로 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