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잘나가니 협력사 이익률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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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협력사 20곳, 4년간 실적 살펴보니
반도체·휴대폰 10% 안팎…제조업 평균의 2배 넘어
폭스콘 등 애플 협력사는 작년 이익률 1%대 그쳐
반도체·휴대폰 10% 안팎…제조업 평균의 2배 넘어
폭스콘 등 애플 협력사는 작년 이익률 1%대 그쳐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의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휴대폰 부문 주요 협력사들은 지난 몇 년간 제조업 평균의 두 배가 넘는 1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신문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반도체 부문 10곳, 휴대폰 부문 10곳 등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 20곳의 실적(감사보고서 기준)을 조사한 결과다.
반도체 부문 협력사 10곳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은 18.8%로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 9.8%를 웃돌았다. 조사 대상은 대덕전자, 심텍, 이오테크닉스, 이엔에프테크, 하나마이크론, OCI, 피에스케이, 원익IPS, 유진테크, 솔브레인 등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1차 협력사다.
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8년 19.4%, 2009년 18.1%, 2010년 20.4% 등 매년 2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2008년 0%, 2009년 7.7%, 2010년 26.9%, 2011년 21.6%의 영업이익률을 올린 것과 비교해 좀 더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2008~2009년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보다도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010년보다 떨어진 것은 D램 값 하락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이익이 감소한 때문으로 분석됐다.
10곳 가운데 지난해를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이 20%를 넘은 곳은 OCI, 유진테크 2곳이었고 10%를 넘긴 곳은 심텍 이오테크닉스 하나마이크론 솔브레인 등 4곳이었다. 이 중 매출이 많고 영업이익률이 높은 OCI를 제외하면 나머지 9곳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9.9%였다.
휴대폰 부문 주요 협력사 10곳(블루콤, 아비코전자, 파트론, 멜파스, 디지텍시스템, 대덕전자, KH바텍, 크루셜텍, 이노칩테크놀로지, 알에프텍)은 지난해 평균 8.4%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2008년엔 7.9%였고 2009년 12.5%, 2010년 10.8%였다. 이들의 2009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의 10.9%를 넘었고, 2010년에도 0.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지난해 휴대폰 협력사의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것은 주력 제품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교체되며 협력사 간 희비가 엇갈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노칩테크놀로지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6.1%로 전년(10.8%)에 비해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전방 산업의 호조 덕분”이라며 “이들 스마트기기에 고화질 카메라가 채택되면서 주력 제품인 카메라모듈 부품(ESD 필터)이 잘 팔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멜파스 디지텍시스템 등은 영업이익률이 3분의 1 가까이 떨어졌다. 경쟁 격화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비메모리 반도체 쪽에서 장사를 잘해 관련 부품업체의 실적도 좋다”며 “휴대폰 협력업체의 경우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의 판매가 늘자 고가 부품 납품량 증가, 가동률 상승 등 수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요 협력사의 영업이익률은 국내 제조업 평균과 전기전자업 평균을 앞선다. 한국은행이 국내 주요 1663개 기업을 조사해 산출한 지난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5.4%, 전기전자업 평균은 4.4%이다.
대만 증권시장에 상장된 애플 협력사의 영업이익률보다도 높다. 아이폰 제조사인 폭스콘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14%에 불과하다. 인벤텍 어플라이언스, 페가트론 등 아이패드와 맥북을 조립하는 업체들도 1%대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