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에보(랜서 에볼루션의 일본식 애칭·사진)가 돌아왔다.’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 미쓰비시가 국내 시장에 재진출해 판매를 시작했다. 2010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저조라는 쓴맛을 보고 철수한 지 2년 만이다. 한진그룹 가문의 2세인 조현호 CXC 회장이 다시 사업권을 가져와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미쓰비시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명성을 쌓아온 브랜드다. 미쓰비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제로’는 WRC(월드랠리챔피언십)에 1983년 첫 등장한 이후 2008년까지 25년 연속 참가, 12번 통합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는 7회 연속 우승했다. 이 같은 우수한 성적은 미쓰비시의 기술력과 브랜드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파제로와 함께 미쓰비시를 대표하는 모델이 랜서다. 랜서는 1973년 처음 출시된 후 10세대에 이른 장수모델이다. 2000㏄급 중형 세단으로 컴팩트한 사이즈와 안정적인 성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랜서의 최대출력은 145마력, 최대토크는 19.8㎏·m다. 앞바퀴 굴림의 평범한 세단이다. 국내 판매 가격도 2990만원으로 수입차 중에서 낮은 편이다.

랜서의 고성능 모델인 랜서 에볼루션은 레이싱을 위해서 태어난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2년 처음 선보인 랜서 에볼루션은 이후 일본의 대표적인 고성능 랠리카로 자리잡았다.

랜서와 비교하면 랜서 에볼루션은 수치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배기량은 같지만 최대출력이 295마력이고 토크는 41.5㎏·m로 월등히 높다. 4륜구동이어서 접지력이 훨씬 뛰어나고 치고 나가는 가속 성능도 우수하다. 어떤 경쟁 모델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단단한 하체와 4륜구동 특유의 힘이 장점이다.

코너를 돌 때도 굉장히 날카롭게 반응한다. 웅장하고 풍부한 엔진 배기음도 강점으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이 차를 사려면 6개월씩 대기해야 할 정도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랜서 에볼루션 가격은 5950만원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