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은 '애플 효과' 덕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리콘밸리내 150대 주요 기업의 지난해 실적조사 결과 애플이 매출과 순이익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고 미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22일 전했다.

애플의 실적을 제외할 경우 이들 기업의 매출은 9%, 이익은 3%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150대 전체 기업의 매출은 17.5% 증가했으나 매출이 줄어든 기업도 25%에 달했다. 2010년에는 12.5% 정도만 매출이 줄었다.

인텔과 구글, 이베이는 매출이 늘어났지만 야후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은 감소했다. 순익도 전체적으로 22%가 증가했지만 전체의 30.7%에 해당하는 46개 사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개별 기업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데도 전체적으로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애플 효과' 때문으로 분석됐다.

애플은 지난해 1278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조사가 시작된 1986년 이후 휴렛패커드(HP)가 줄곧 1위를 지켜왔으나 지난해에는 1250억 달러로 2위로 내려앉았다. 애플의 매출과 이익은 각각 68%와 98% 증가했다. 150대 기업 전체 매출의 20%, 순이익의 3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HP는 최고경영자(CEO) 교체 등 내부 문제와 PC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와 같은 모바일기기로 대체되는 업계 흐름의 변화와 외부의 거센 도전으로 인해 실적이 대폭 악화됐다.

애플은 순이익 부문에서도 329억8000만 달러를 거둬들여 정상에 올랐다. 인텔(129억4000만 달러), 오라클(97억4000만 달러), 구글(97억4000만 달러), 시스코시스템스(70억 달러) 순이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5580억 달러로 실리콘밸리 150대 기업의 30%를 기록했다.

모바일 컴퓨팅의 성장세는 애플과 구글 등에 유리한 지형을 만들고 있는데 반해 PC 제조업체들에는 위기가 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소정 인턴기자 sojung1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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