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과 LCD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향후 IT주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D램과 LCD 패널 모두 본격적인 수요 쪽 개선세가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공급이 제한되고 있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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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램 고정거래가, 7.8% 급등…상승세 '지속'

23일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상반기 D램 고정거래가는 전기 대비 7.8% 상승한 1.1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엘피다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약 26% 상승한 것이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엘피다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PC 수요가 여전히 부진함에도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공급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다"며 "PC업체들은 엘피다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공급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가격인상을 용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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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증권은 D램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며 5월에는 1.25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D램 선발업체들이 PC D램 생산을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모바일 및 서버 D램 생산으로 전환시키고 있고 메모리 산업이 구매자시장에서 판매자시장으로 변환됨에 따라 D램 업체들의 가격협상력이 강화돼 가격을 급격하게 하락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정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선두업체들이 모바일 D램과 서버용 D램 생산에 생산능력을 할당하면서 PC용 D램 공급이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D램 고정거래가격도 당분간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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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가는 이미 공급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상당 부분 반영해왔고 현 수준에 대한 부담감까지 있기 때문에 강하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는 기본적으로 박스권 내에서 당분간 추가 상승 여력을 모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SK하이닉스의 경우는 엘피다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시점에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LCD 가격도 '상승'…42인치 LCD TV 패널 7개월만에 21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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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이달 하반월 42인치 LCD TV 패널 가격은 210달러로, 전반월 208달러에서 2달러 상승했다. 한달새 4달러 가격이 올랐다. 42인치 LCD TV 패널 가격이 210달러에 오른 것은 지난해 9월 하반월 이후 7개월만이다.

19~20인치 모니터 패널과 노트북용 소형 LCD 패널 가격 역시 1~2% 가량 올랐다.

이같은 패널가격 인상은 세트업체들의 재고축적 수요가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패널 업체들의 생산 이슈 등으로 특정 패널을 중심으로 공급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공급 증가가 제한되는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LCD패널 가격의 상승세가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대종 하이투자증권 애널 리스트는 "지금과 같은 추세는 적어도 2분기 중순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패널업체들의 가격 인상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패널재고 수준도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패널 제조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도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남 애널리스트는 "패널가격 상승과 제품 믹스 개선 효과로 LG디스플레이의 실적은 2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패널가격의 상승 추세는 2분기 중반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므로 LG디스플레이의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이민하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