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 이상 하락하며 1970선으로 미끄러진 20일 증시전문가들은 하락세가 단기간에 그치고 다음 주중에는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지수가 박스권 하단 수준으로 빠지는 흐름이 길게 이어질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며 "다만 1차 대선 투표를 앞두고 있는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 루머와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나빠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대내적으로는 전날 화학 대장주인 LG화학이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화학주들이 추가 하락하며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끄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 우려에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전반적으로 크게 빠진 상태다"라며 "유럽 재정우려는 중국 경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더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차장은 "현재 국내 증시는 박스권 하단 테스트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며 "연이은 급락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종목별 대응에 나서기 전에 분기 실적을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하락세가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다음 주중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대감으로 반등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곽 연구원은 "이날 하락세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추세적 하락보다는 미국·유럽에 대한 우려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부진이 맞물린 일시적인 약세일 것"이라며 "새롭게 저점을 형성한 이후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엽 연구원은 "박스권 하단을 1950선까지로 놓고 본다면 주초에는 실적이 담보되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를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주 후반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 이후 저가 매수세가 확산되며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미리 염두에두라는 조언이다.

곽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좁은 박스권을 설정한 저점 매수와 고점 매도를 위주로한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지금은 박스권 하단에 근접했기 때문에 점진적인 분할 매수를 시도하는 것도 적절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살펴볼 만한 업종으로는 IT, 자동차, 타이어, 정유, 건설 등이다"라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2분기까지 실적개선세 지속될 수 있고 자동차는 4월이후 본격적인 모멘텀이 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실적에 따라 업종 내에서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영곤 차장은 "다음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인해 종목별 차별화 심화될 것"이라며 "실적 개선세에 대한 전망이 지속적으로 유효한 종목들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