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매각 작업이 본격화한다.

매각대상은 정책금융공사 등 주주협의회가 들고 있는 지분 40% 이상이다. 매각가격은 1조5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달 말 매각자문사 선정을 시작으로 KAI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책금융공사(26.4%) 삼성테크윈(10%) 현대자동차(10%) 두산그룹(10%) 등 KAI 주주협의회가 들고 있는 지분 56.4% 중 40% 이상을 팔기로 했다. 삼성 현대차 두산이 각각 지분 10%를 모두 내놓고 정책금융공사는 보유지분 중 10% 이상을 떼어내 매각하는 식이다.

KAI는 이달 중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실사를 거쳐 다음달 매각공고를 낼 계획이다. 6월부터 예비입찰 등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간다.

KAI 지분 40%를 매각할 경우 지분가치는 이날 종가(3만50원) 기준으로 약 1조17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감안하면 매각가격은 1조5000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과 재계에선 유력 인수 후보로 대한항공을 꼽고 있다. 대한항공의 항공서비스업과 KAI의 완제기 제작능력이 합쳐지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란 이유에서다. 기존 KAI 주주인 삼성과 현대차 등을 비롯해 현대중공업 한화그룹 등도 잠재적 인수후보로 거론된다.

진 사장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만약 기존 주주들이 인수전에 나서면 주주협의회에선 빠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미 매각에 나서기 전 여러 루트를 통해 KAI 인수에 관심을 표하는 기업들을 알아봤기 때문에 유효경쟁이 성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