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던 것보다 한국 제품의 기술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서울에 와서 뜻밖의 성과를 얻게 됐습니다.”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를 찾은 아랍에미리트 무역업체 ‘나이트 카멜 트레이딩 서비스’의 아메드 아 바하룬 대표(32)의 말이다. 나라장터 엑스포는 조달청과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제신문이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우수 제품의 판로 확대를 돕기 위해 공동 개최하는 행사로 21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엑스포를 다녀간 동료 사업가의 추천으로 이번에 직접 오게 됐다는 바하룬 대표는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수처리 문제가 국가적인 이슈인데 한국의 좋은 수처리 업체를 만나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나라장터 엑스포는 개막일에만 1만3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올해는 바하룬 대표처럼 중동 쪽 기업인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번 엑스포에서 미국 유럽 일본 태국 등 7개국 정부 조달 담당자 15명을 초청, 기업별 수출상담회를 연다는 소식에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이 한걸음에 날아온 것이다. 나라장터 엑스포가 국내를 넘어 국제조달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조달청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지난해 단독 부스에 불과했던 공간을 올해 해외시장진출관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곳에서 세계 각국 바이어들은 전자칠판, 터치보드 등 첨단제품은 물론 배수처리설비, 태양광발전기 등을 선보인 한국 중소·벤처기업 관계자들과 열띤 수출 협상을 벌였다.

배수관 제어 설비업체 삼진정밀의 정태희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 장벽이 사라진 덕분인지 올해는 해외 바이어가 더 많이 찾아왔다”며 “이번 행사에서만 미국으로 최대 80만달러어치를 수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태양광발전기 업체 보국전기 관계자는 “올해로 4년째 참가하고 있다”며 “3년 전 10억원에 머물렀던 발전기 매출이 지난해엔 50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앰뷸런스 및 특수차량 제조업체 오텍 관계자는 “평소 만나기 힘든 바이어들에게 기술력은 선진국과 동등하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제품을 선보여 호평받았다”며 “내년에도 꼭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앞선 한국의 정보기술(IT) 기술력도 재확인됐다. 3D(3차원) 전자칠판 제조업체 컴버스테크의 이돈원 대표는 “오전에만 30명이 넘는 바이어가 찾아와 입체감 넘치는 화면을 제공하는 3D전자칠판과 전자탁자를 주문했다”며 “해외시장 공략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좋아했다.

개막 둘째날인 20일에는 해외조달시장 진출 경험이 있는 기업 관계자, 미국 연방조달청(GSA) 및 미8군 조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외 조달시장 진출 설명회가 열린다.

은정진/김병근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