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공정 순발력 추종 불허…비메모리 시장 진입은 장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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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SK하이닉스
강점과 약점
강점과 약점
SK하이닉스의 강점은 해외 경쟁사들보다 우수한 D램 공정 기술력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선두주자(top tier)’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공정기술 리더십으로 단일 제품의 수익성을 차별화할 수 있는 데다 시장 수요 특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므로 제품 믹스 개선도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시장의 급성장이 촉발한 모바일 D램 수요 급증에 대한 대응력이 부각되면서 실적의 질적인 변모를 이뤘다.
메모리반도체산업에서 업체들 간 수익성 격차는 공정 기술력 진보에 따른 원가 절감 능력 차이에서 발생한다. 공정 기술력 진보는 업체들의 투자여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업체들 간 격차는 글로벌 경기가 불황일 때 더 벌어지기 마련이다.
일례로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원가경쟁력 우위에 있던 국내 기업들(삼성전자, SK하이닉스)과 대만, 일본 업체들 간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면서 대만, 일본 업체들의 투자여력이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결국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침체기였던 2011년 SK하이닉스는 흑자기조를 유지한 반면, 대만과 일본 업체들의 적자폭은 더욱 확대되면서 퇴출위기까지 맞게 된 것이다.
○낸드플래시, 단품시장 경쟁력 확보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빠르게 회복했다. 2011년 SK하이닉스의 비트그로스(Bit Growth: 메모리 반도체의 전체적인 성장률을 나타내는 비율)는 시장 비트그로스를 크게 웃도는 140%를 기록하며 낸드플래시 부문 매출액이 전년보다 58%나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낸드플래시 단품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었다면, 앞으로는 SSD(Solid State Drive) 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전력 소모가 낮고 전송속도가 빠른 장점을 지닌 SSD는 HDD(Hard Disk Drive)보다 높은 가격이 부담 요소로 작용했지만, 최근 SSD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내려와 수요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SD를 탑재한 울트라북의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으로 고사양 서버에는 SSD를 탑재하게 되면서 SSD 시장 확대가 속도를 낼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SK하이닉스의 시장 진입은 기업가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입이 관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상대적으로 기술적 장벽이 높지만, 경기 영향을 적게 받는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아킬레스건인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시키며 질적인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최첨단 설계기술, 공정기술, IP(지식재산권)가 요구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모바일 AP와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향후 5년 내에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만 설계 및 공정 기술력이 덜 요구되는 로엔드(low-end) 비메모리 시장은 조기에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력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의 시너지는?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지만, 인수시 시너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의 정서를 고려할 때 엘피다를 한국 기업에 매각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하지만 도시바와의 컨소시엄 구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인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하게 될 경우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인 엘피다의 일본 공장과 자회사인 대만 렉스칩(지분 65%)의 D램 생산용량은 월간 190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유동성 문제로 인한 적기 투자 실패로 생산장비가 상당히 노후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엘피다의 가장 큰 경쟁력은 모바일 D램 설계 능력에 있으며, SK하이닉스가 인수하게 되면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40%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인수 자금 여력에 대한 논란이 있겠지만, 기존에 계획된 자금을 조절한다면 무리는 없어 보인다.
두 회사 간 시너지는 중복되는 연구인력 감축을 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피다의 총 인력은 3200명 수준이고, 그 가운데 약 60%가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추정된다. 이런 R&D 인력을 감축한다면 고정비가 크게 감소해 경제의 규모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 sikim@kiwoom.com>
메모리반도체산업에서 업체들 간 수익성 격차는 공정 기술력 진보에 따른 원가 절감 능력 차이에서 발생한다. 공정 기술력 진보는 업체들의 투자여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업체들 간 격차는 글로벌 경기가 불황일 때 더 벌어지기 마련이다.
일례로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원가경쟁력 우위에 있던 국내 기업들(삼성전자, SK하이닉스)과 대만, 일본 업체들 간 수익성 격차가 확대되면서 대만, 일본 업체들의 투자여력이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결국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침체기였던 2011년 SK하이닉스는 흑자기조를 유지한 반면, 대만과 일본 업체들의 적자폭은 더욱 확대되면서 퇴출위기까지 맞게 된 것이다.
○낸드플래시, 단품시장 경쟁력 확보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빠르게 회복했다. 2011년 SK하이닉스의 비트그로스(Bit Growth: 메모리 반도체의 전체적인 성장률을 나타내는 비율)는 시장 비트그로스를 크게 웃도는 140%를 기록하며 낸드플래시 부문 매출액이 전년보다 58%나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낸드플래시 단품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었다면, 앞으로는 SSD(Solid State Drive) 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전력 소모가 낮고 전송속도가 빠른 장점을 지닌 SSD는 HDD(Hard Disk Drive)보다 높은 가격이 부담 요소로 작용했지만, 최근 SSD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내려와 수요 확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SD를 탑재한 울트라북의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으로 고사양 서버에는 SSD를 탑재하게 되면서 SSD 시장 확대가 속도를 낼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SK하이닉스의 시장 진입은 기업가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입이 관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상대적으로 기술적 장벽이 높지만, 경기 영향을 적게 받는다. 따라서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아킬레스건인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시키며 질적인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최첨단 설계기술, 공정기술, IP(지식재산권)가 요구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모바일 AP와 같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향후 5년 내에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만 설계 및 공정 기술력이 덜 요구되는 로엔드(low-end) 비메모리 시장은 조기에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력확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의 시너지는?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할 가능성은 낮지만, 인수시 시너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의 정서를 고려할 때 엘피다를 한국 기업에 매각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하지만 도시바와의 컨소시엄 구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인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하게 될 경우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은 어떨까.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3위 업체인 엘피다의 일본 공장과 자회사인 대만 렉스칩(지분 65%)의 D램 생산용량은 월간 190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유동성 문제로 인한 적기 투자 실패로 생산장비가 상당히 노후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엘피다의 가장 큰 경쟁력은 모바일 D램 설계 능력에 있으며, SK하이닉스가 인수하게 되면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은 40%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인수 자금 여력에 대한 논란이 있겠지만, 기존에 계획된 자금을 조절한다면 무리는 없어 보인다.
두 회사 간 시너지는 중복되는 연구인력 감축을 통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피다의 총 인력은 3200명 수준이고, 그 가운데 약 60%가 연구·개발(R&D) 인력으로 추정된다. 이런 R&D 인력을 감축한다면 고정비가 크게 감소해 경제의 규모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 sikim@kiw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