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에 대한 연 1.5%짜리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자금 지원이 두 배로 늘어난다. 현재 중소기업 신규 대출 평균 금리는 연 6%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총액한도대출을 받아가는 일반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다시 대출할 때 저리의 한은 자금 편입 비중을 전체 대출금의 5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15개 전국 지역본부의 총액한도대출 운용 방식을 개편하기로 했다.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이 중소기업 대출 취급 실적에 따라 은행 등 금융회사에 저리의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은행이 싸게 자금을 조달한 만큼 대출 금리를 내려 중소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자는 취지다.

◆신용 우량 중기는 제외

한은은 우선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취급 실적에 따라 한도를 배분하는 현행 ‘우선지원 한도’ 방식을 ‘전략지원 한도’와 ‘일반지원 한도’로 나누기로 했다. 대신 정부 정책 협조 정도에 따라 은행별로 배분하던 ‘정책호응 한도’는 없앨 방침이다. 바뀐 운용 방식은 오는 6월1일 은행 대출 취급분부터 새롭게 적용한다.

한은의 전국 지역본부는 4조9000억원의 총액한도대출을 운용하고 있다. 한은 총 총액한도대출 한도(7조5000억원)의 65% 수준이다. 전략지원 한도는 한은 지역본부장이 지역 특화산업이나 녹색기업, 창업 기업 등 전략지원 부문을 선정해 해당 지역 은행별 한도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부산 선박부품제조업, 전남 해조류가공업, 광주 광섬유 등이 지역 특화산업에 해당한다. 서울 소재 기업은 제외된다.

한은은 전략지원 부문에 대해 연 1.5%에 불과한 저리 자금 지원 비율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지금은 은행 총 대출액의 24.9%만 배분해주고 있다.

일반지원 한도는 은행별 대출 취급 실적에 따라 배분한다. 다만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금감원 표준신용등급 기준 1~7등급)은 대상에서 빠진다.

◆한은 “중기 대출 확대 기대”

한은은 이번 개편으로 지방 소재 중소기업들의 대출 금리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현행대로라면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10억원의 자금을 빌릴 때 한은 측 총액한도 대출금은 최고 2억5000만원밖에 받지 못하지만 앞으로는 5억원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장한철 한은 금융기획팀장은 “전략지원 대상 중소기업은 일반 대출에 비해 전체적으로 1%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지역본부별 한도대출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0.5%포인트 낮게 대출받고 있다. 일반지원 부문 대상에서도 신용등급 우량 업체를 제외함에 따라 영세 중소기업 등에 대한 한은의 저리 자금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향후 은행들이 중기 대출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액한도대출자금 배분이 중기 대출 취급 실적과 사후적으로 연계하던 것에서 사전적으로 한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한은 자금을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해 지원 대상 기업 발굴이나 대출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