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흘 만에 반등해 2000선을 재탈환했다. 스페인 재정위기 및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다소 경감됐고, 미국 기업실적 호조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덕이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23포인트(0.97%) 오른 2004.53으로 장을 마쳤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골드만삭스 등 기업 호실적에 상승했다.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인텔과 야후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최근 재정위기 우려가 고조된 스페인의 12개월 및 18개월 만기 국채 발행 역시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단숨에 2010선을 회복하며 1%대 강세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이 장중 '팔자'로 돌아서면서 상승폭을 다소 줄였으나 2000선은 수성해 장을 마무리지었다. 지수가 2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3일 이후 사흘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39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523억원, 761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비차익거래를 통해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에 다소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차익거래는 250억원 순매수, 비차익거래의 경우 1086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836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전기전자가 2.63% 뛰어 지수 강세를 이끌었다. 7거래일 만에 반등한 삼성전자가 3.52% 올랐고, LG전자,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자동차 및 조선주가 속한 운수장비 업종 역시 1.88% 뛰어 두드러지는 흐름을 보였다. 현대차,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와 현대위아, 만도 등 자동차 부품주가 1~4%대 올랐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주도3~6%가량 상승해 주가가 순풍을 탔다.

반면 철강금속, 화학, 의약품, 은행 등의 업종은 내림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우선주들이 부실 우선주의 퇴출안 논의가 진행된 가운데 급락했다. 사조대림우, 진흥기업2우, 대한제당3우 등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동양시스템즈는 미러스 흡수합병 결정에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반면 무학의 경우 울산공장 소주 제조 관련 면허 취소 예정설 여파로 주가가 하한가로 주저앉았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국채 발행 성공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 힘입어 증시 악재인 스페인 디폴트(채무불이행) 및 세계 경기 성장 둔화 우려의 무게가 다소 경감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까지 상승할 수 있겠지만 상향 돌파를 위해선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7개 등 449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4개를 비롯해 358개 종목이 내렸고, 88개 종목은 보합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