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체인 혼다가 '희토류' 재활용에 나섰다.

혼다는 17일 하이브리드카의 '니켈-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에 사용된 희토류 금속을 재활용하기로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8일 전했다.

배터리를 잘게 부순 뒤 녹여 희토류를 뽑아낼 계획이다. 이렇게 얻은 희토류는 처음 채취했을 때의 '순수한 희토류'와 거의 동등한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희토류 재활용 장비는 이번달 말 설치할 예정이다.혼다는 현재 대리점 등을 통해 '니켈-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모으고 있다.

일반적인 하이브리카의 경우 20kg 무게의'니켈-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에는 수 kg의 희토류가 들어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명했다. 혼다는 배터리 속 희토류를 80% 이상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혼다가 1999년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뛰어든 뒤 세계적으로 80만 대 이상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한 것을 고려하면 이 기술로 끌어들일 희토류 양은 기대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혼다의 이같은 조치는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희토류는 자동차를 포함해 첨단 제품 생산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재료. 일본은 그동안 희토류 수요의 90%를 중국에 의존해 왔지만 지난해 9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면서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삼는 일이 벌어지자 도요타와 혼다는 중국산 대신 미국산 희토류를 사용하기 위해 시험 설비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공화국 희토류 광산 개발에 한국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희토류 자원전쟁'의 저자인 국제전략자원연구원 김동환 원장은 18일 일본의 이같은 발빠른 움직임에 관해 "현재 우리나라는 희토류 추출 기술이 없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 이라며 "자동차 산업기술 뿐만 아니라 화학산업이 발달해야 하는 기술인데 희토류 소비가 높은 일본 자동차업계는 정부의 지원과 화학업체의 협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또 "혼다가 재활용을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한국 자동차업계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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