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캠핑은 대자연과 호흡하며 심신을 쉴 수 있는 장점 못지않게 장비와 음식 재료 등 준비해야 할 게 많아 부담스럽기도 하다. 야영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싫을 수도 있다.

이런 이들을 위한 럭셔리 캠핑 서비스가 선을 보였다. 제주 신라호텔(shilla.net/jeju)이 대박을 친 ‘호텔 캠핑’에 이어 세계적인 럭셔리 캠핑 트렌드인 ‘글램핑’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 글램핑은 유럽과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럭셔리 캠핑으로 영어 ‘glamorous(화려한)’와 camping의 합성어. 자연 속에서 트레킹 수영 승마 배타기 사냥 등의 고급 레저와 야외 바비큐를 즐긴 후 편안하고 아늑하며 럭셔리한 잠자리에서 하루를 마감하는 여행이다.

○호텔 객실을 자연 속으로…글램핑 텐트

제주 신라호텔은 최근 새로 마련한 ‘글램핑 빌리지’와 기존에 있던 캠핑 빌리지를 합쳐 ‘글램핑 & 캠핑 존’을 개장했다. 해풍이 상쾌하게 불어오고 이국적인 야자수와 수목들이 우거진 숨비정원을 지나면 ‘글램핑 존’에 도착한다.

글램핑을 위한 텐트는 카바나 스타일의 대형 고급 제품으로 한 동의 크기가 약 40㎡에 이른다. 호텔의 일반 객실 크기다. 텐트 내부는 운치와 따뜻함을 전해주는 벽난로, 4명이 누워도 충분한 소파침대, 4~8명까지 사용할 수 있는 넓은 테이블, 아늑한 분위기를 만드는 팬던트 조명, 피로를 풀어주는 힐링 스톤 풋스파 등으로 꾸며져 있다.

글램핑 존에는 이런 카바나 스타일의 대형 텐트 8개동이 설치돼 있는데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도 있고 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다. 글램핑 텐트 안에는 또 글램핑 이용객들이 다음 이용객을 위한 조언과 이용 후기 등 다양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더 북(The Book)’도 준비돼 있다. 이윤규 제주 신라호텔 총지배인은 “벌써부터 프러포즈 장소로 사용해도 괜찮겠느냐는 문의가 많다”며 “이색적인 로맨틱 공간을 찾고 있다면 글램핑이 제격”이라고 말했다.

○캠핑 분위기 내는 바비큐 만찬

글램핑의 장점 중 하나는 음식을 직접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 시원한 바닷바람과 아름다운 자연을 벗삼아 샴페인을 한 잔 즐기노라면 호텔 셰프들이 바비큐 준비를 다 해준다. 바비큐 메뉴로는 바닷가재, 꽃등심, 흑돼지 오겹살, 수제 소시지, 전복, 야채, 군고구마, 옥수수 등이 푸짐하게 준비된다. 이탈리아식 해산물 볶음밥, 토마토 라멘이 식사 메뉴로 제공된다. 기본 반찬도 맛있고 푸짐하다. 뉴욕 치즈케이크, 마카롱, 계절과일을 디저트 삼아 글램핑 만찬을 마무리한다. 성인 1인당 10만원. 2명 이상이라야 이용할 수 있다.

캐릭터 떡갈비 스테이크, 캐릭터 라이스, 베이컨밤말이, 콘샐러드, 장조림, 추러스, 초코라테, 계절 과일 등으로 구성된 어린이 메뉴도 인기다. 1인당 3만5000원.

○레저 전문직원과 함께하는 럭셔리 레저

글램핑이 일반적인 캠핑과 다른 점은 자연 속에서 다양한 레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제주 신라호텔의 글램핑 또한 레저 전문 직원인 GAO(guest acitivity organizer)의 밀착 서비스와 함께 제주의 자연 속에서 노르딕 워킹, 승마, 요트, 한라산 트레킹, 올레길 걷기, 자전거 하이킹, 카약, 해녀 체험 등 20여개 프로그램을 1인당 2만~5만원의 비용으로 제공한다.

핀란드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들의 여름 훈련법에서 유래한 노르딕 워킹은 2만원, 참가 인원에 따라 GAO가 3명까지 동행하는 한라산 트레킹은 5만원, 호텔에서 25분 거리의 유수암리 승마공원에서 트랙이 아니라 5㎞의 푸른 초원을 달리는 승마체험은 5만원이다. 요트체험(4만원)은 대포항에서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50인승 요트를 이용하며, 선상 낚시로 잡은 생선을 그 자리에서 회로 떠준다.

글램핑 디너, GAO와 함께하는 럭셔리 레저, 아름다운 조명 아래 밤 12시까지 로맨틱하게 즐길 수 있는 야외 스파, 여행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어주는 사우나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글램핑&트래킹 패키지’를 이용하면 경제적이다. 주중 35만원, 주말 43만5000원, 연휴 47만원. 1588-1142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