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칵테일을 즐긴다. 저녁이 되자 뛰어난 보컬과 탁월한 연주 실력을 갖춘 11명으로 구성된 재즈그룹 빅밴드가 웅장하고 화려한 미국 뉴올리언스의 오리지널 재즈를 들려준다. 소녀시대, 카라, 지윤 등 K팝 가수들의 노래와 춤에 흠뻑 빠져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특급호텔처럼 럭셔리한 객실에서 잠을 청하고 나서 눈을 뜨면 어느덧 기항지다. 아침을 먹고 기항지 관광을 즐기다 저녁에 배로 돌아오면 또다시 즐거운 이벤트와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크루즈 여행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낮엔 관광, 밤엔 엔터테인먼트

크루즈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즐거운 여행이다. 고급 레저 수요가 늘어나면서 ‘꿈의 여행’이라고 여겨졌던 크루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건 당연지사. 유명 크루즈 선사들이 앞다퉈 크루즈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클럽하모니호로 첫선을 보인 최초의 국적 크루즈선사가 하모니크루즈(harmonycruise.com)가 지명도를 높여가고 있다.

하모니크루즈의 클럽하모니호는 길이 176m, 폭 26m로 9층 높이에 축구장 2개 정도의 규모를 갖춘 크루즈선이다. 383개 객실에 수용할 수 있는 승객은 약 1000명. 선내에는 야외 수영장, 자쿠지, 대형극장, 고급 정찬 레스토랑, 다이닝 바, 뷔페식당, 피트니스클럽, 스파, 키즈 클럽, 면세점 등 휴식과 편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최고급 음식

클럽하모니호의 강점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선상 프로그램과 최고급 음식. 매일 저녁 방으로 배달되는 선상신문을 통해 기항지에 대한 정보와 일출·일몰 시각, 선내 프로그램과 생활 안내 등의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기항지 여행을 하지 않는다면 선상신문은 더 필요하다. 선내에서 시간대별로 진행되는 댄스 강습, 꽃 만들기, 일본어 강좌, 다이어트 스트레칭 강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정보를 담고 있어서다.

저녁이면 선상에선 본격적인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된다. 피아노 보컬리스트와 재즈그룹 빅밴드의 공연, K팝을 즐길 수 있는 ‘메리 지(Marry-G) 쇼’와 볼룸라인댄스 강좌 등이 다채롭다.

음식은 5성급 호텔 출신 주방장이 직접 개발한 풀코스 정찬, 세계 각국의 메뉴로 풍성하게 구성한 뷔페가 제공된다. 뷔페는 김치 불고기 잡채 등 한국 요리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368명의 승무원 중 선장, 기관장, 총주방장 등 약 90명이 한국인이라 언어로 인한 불편함도 거의 없다.

◆하이라이트는 발코니 스위트

하모니크루즈의 객실은 발코니로 나갈 수 있어 선실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발코니 스위트, 밖으로 열 수는 없지만 창문이 있는 오션뷰, 창문이 없어 휴식이나 수면을 취하기에 좋은 인사이드 세 가지가 있다. 이 중 최고급은 당연히 발코니 스위트다.

발코니에서 쏟아지는 아침 햇살, 잔잔한 바다 위로 실려오는 신선한 공기, 룸서비스가 가능한 아침식사…. 향 좋은 커피와 갓 구워낸 빵, 시리얼과 신선한 과일로 군더더기 없이 차려내는 조식은 모처럼 일상을 떠난 아내를 영화의 주인공처럼 만들어 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럽식 히든베드도 발코니 스위트의 장점이다.

느긋한 아침식사 후엔 ‘버틀러 서비스(butler service)’로 하루 일정을 확인해 보자. 버틀러 서비스는 승객의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모든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것. 선내 프로그램과 기항지 안내는 물론 레스토랑 우선 예약, 짐 관리, 심부름 등 넓고 세심하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객실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와인 테이블 세팅도 해준다. 문을 열고 갑판으로 나오면 수영장과 자쿠지, 풀사이드바가 바로 눈 앞에 펼쳐진다. 다양한 편의시설이 가깝다는 게 발코니 스위트의 매력이다. 선 데크(sun deck)에는 조깅트랙이 설치돼 있고 수영장에선 아침 운동 겸 물놀이를 즐겨도 좋다. 물에서 기포가 나오는 욕조인 자쿠지에서 피로를 풀거나 200여개의 선베드(sun bed)에서 일광욕을 즐길 수도 있다.

발코니 스위트에서 크루즈를 즐기고 싶다면 좀 서두르는 게 좋다.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여행을 즐기려는 가족 여행객이 늘어나는 데다 항차마다 객실이 8개만 준비되기 때문이다.


기항지 늘리는 클럽하모니호

5~6월은 날씨가 좋은 데다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현충일 등 공휴일이 들어 있어 크루즈 여행의 적기다. 하모니크루즈는 이에 따라 지난 3월 오사카와 벳푸에서 기항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 고베 고치 도야마 돗토리 히로시마 등 다양한 여행지가 포함된 상품을 운영한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맞춤형 상품이 눈길을 끈다.
다음달에는 ‘하모니크루즈 가족 감동여행’ 프로모션으로 어버이날 감사 특별기획 여행상품을 선보인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나가사키·후쿠오카 기항 상품(5월8일 출발)과 히로시마·벳푸 기항 상품(5월11일 출발)이다. 디너에 와인을 무료로 제공하고 3~4인 크루즈 객실 3~4번째 동반 고객 무료 혜택을 준다.

5월27일 출발하는 4박5일의 ‘규슈 일주 크루즈’(69만9000원부터)는 부산을 출발해 나가사키~가고시마~미야자키~부산 여정으로 운항한다. 6월3일 부산을 떠나는 나가사키 크루즈는 부산~나가사키~후쿠오카~부산 노선이며 6월6일 출발하는 미야지마 크루즈는 벳푸, 히로시마에 기항한다. 두 상품 모두 79만9000(인사이드룸)~179만9000원(발코니스위트룸). 최저 59만9000원으로 부산~후쿠오카~미야자키~부산 여정을 즐길 수 있는 상품도 있다. 1600-1073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