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의 성패는 판매보다 서비스에 달려있습니다.”

최승달 스바루코리아 대표(55·사진)는 “수입차 업체가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려면 서비스에 주력해야 한다”고 16일 말했다.

그는 “가격 인하 경쟁은 환율, 원자재 가격 변동 등으로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싸게 공급해 많이 파는 데 치중하기보다 가격 전략을 얼마나 일관성 있게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판매량이 늘어나는 만큼 애프터서비스(AS)에 신경 쓰지 않으면 단기적인 판매 성과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바루코리아는 레거시와 아웃백 두 개 모델을 미국 인디애나공장에서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한·미 FTA 발효 이후에도 가격을 내리지 못했다. 그는 “대지진과 엔고 등의 영향으로 본선인도가격(FOB)이 오르는 바람에 가격을 내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FTA 발효로 소비자 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 브랜드의 경우 미국산 생산 모델이더라도 가격을 책정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죠. 당장 소비자에게 혜택을 드리지 못하더라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일본 브랜드는 FTA가 체결된 유럽, 미국 브랜드에 비해 수입에 어려운 점이 많다. 오는 10월 출시하는 스바루의 WRX STI는 국내 소음기준에서 약 2㏈이 높아 그동안 수입 인증을 받지 못했다.

“일본 지진 문제도 있었지만 소음 규제가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후지중공업 측에서 차량의 소음을 낮추는 투자를 한 덕분에 국내 출시가 가능해졌습니다. 일본 공장에 5억원을 들여 자체적으로 라인을 변경하고 한국 수출 물량을 따로 만들기로 했죠.”

최 대표는 “국내 기준에 맞춘 한국형 WRX STI로 스바루의 인지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WRX STI는 임프레자 라인업 중 가장 고성능 모델로 스바루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모델입니다. 판매목표는 10월부터 3달간 30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볼륨모델이 아닌데도 적지 않은 투자를 감행한 것은 한국 시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죠. 내년까지 전략모델도 선보일 겁니다.”

임프레자 출시도 검토 중이다. 내년 상반기 BRZ도 내놓는다. “BRZ는 일본에서 출시 전부터 4000대 넘게 사전예약된 인기 모델입니다. 아직 생산량이 충분하지 못해 국내에 들여오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일본에서 생산하는 아웃백 디젤 모델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스바루는 직접 타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브랜드인 만큼 올해는 시승행사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