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 수입차 브랜드가 지난해 국내에서 올린 순익이 1000억원을 넘었다.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 브랜드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이들 3사의 매출액은 3조9000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했다.

○많이 판 BMW, 실속 차린 벤츠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등 3개 법인은 지난해 총 1024억원의 순익을 남겼다. 전년보다 6.4% 늘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3년 내 한국GM의 순이익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BMW코리아는 505억원의 순익을 거둬 수입차 업체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2만대 판매고지를 넘어서면서 매출액은 전년보다 35% 늘어나 1조50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6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7%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올초 신형 3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기존 모델에 대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했고 딜러별 할인경쟁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벤츠코리아는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매출액 등 전체 실적이 고르게 성장했다. 당기순익 299억원, 영업이익 46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7%, 48.7% 성장했다. 매출액은 BMW보다 1715억원 적지만 영업이익은 4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지난해 수입차 전체 베스트셀링 1위를 기록한 3500㏄급 중형차 E300이 7000여대 이상 팔리면서 이익을 많이 남겼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3사 중 유일하게 순익이 줄었다. 당기순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220억원, 328억원으로 전년보다 모두 10%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 증가해 올해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2008년 3개 법인의 순이익은 200억원에 불과했는데 4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했다”며 “수입차 업계가 공급량을 확대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영 실적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독일차 독주체제 지속 전망

업계는 독일차 업체가 지난해 비축한 여유자금을 판매와 서비스 부문에 투자하고 있어 이들의 독주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BMW는 2010년 300억원을 배당했지만 올해는 드라이빙센터 건립과 사회공헌재단 활동을 위해 배당을 유보했다. 2010년 순이익의 90%인 212억원을 배당했던 벤츠는 지난해는 순이익의 30%인 89억원만 배당하고 신차 마케팅, 정비센터 재정비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의 1분기 판매량은 전년대비 15.2% 증가했고 폭스바겐과 아우디도 각각 24.6%, 41.9% 급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