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어가 132만명에 달해 ‘트위터 대통령(트통령)’으로 불리는 작가 이외수 씨가 트위터에서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고 한다. 공공연히 야권 성향을 드러내온 이씨가 4·11총선에서 10여명의 후보를 추천했는데, 그중에 자신이 사는 지역구의 새누리당 후보가 포함되었다는 이유에서다. 총선 결과 강원도에서 야권이 전패하자 야당 지지자들은 이를 이씨 탓으로 몰아붙였다.

이씨는 투표율이 70%가 넘으면 삭발하겠다고 했고, 막말 파문으로 코너에 몰린 김용민 후보의 유세장에 인파가 몰리자 “국민은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이는 노원구!”라는 트위트를 날렸던 인물이다. 그런 이씨조차 여지없이 사이버 테러 대상이 된 것이다. 이씨는 선거 이튿날 “제 얼굴에 침을 뱉으시는 분들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강원도를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인 것이 이외수라면, 다른 지역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인 것은 누구냐”며 억울해 했다.

트위터에서 유명세를 탄 인물이 트위터로 인해 곤욕을 겪는 모습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트위터(twitter)는 영어로 ‘지저귀다, 지껄이다’란 뜻이다. 140자 이내의 단문으로 즉흥적인 기분을 주고받는 공간이다. 태생부터가 이성 합리성 숙고 등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일상의 소소한 대화 수준이면 더할 나위 없이 유용했을 공간이 우리나라에선 이념과 정치색의 이종격투기장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이씨를 둘러싼 트위터 여론은 국내 정치문화의 후진성을 고스란히 노출한다. 이념이 같은 집단이 끼리끼리 듣고 싶은 말만 주고받으면서 고도근시 상태가 돼 ‘가짜 여론’에 함몰되는 것이다. 끊임없이 ‘너는 누구 편이냐’고 추궁하고, 다른 의견에는 욕설과 막말을 퍼붓는 사이버 인민재판장과 다를 바 없다. 트통령이란 이씨가 그런 줄 몰랐다면 순진한 것이고, 이런 걸 소통이라고 여긴다면 애처로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