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나흘 만에 반등, 2000선 고지를 되찾았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발사 등 변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를 바탕으로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28포인트(1.12%) 뛴 2008.91로 장을 마쳤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로 1% 이상 상승했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부의장은 연설을 통해 2014년까지 Fed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고용 부문이 보다 개선돼야 한다는 시각을 보여 추가 부양책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 시작 전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했으나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는 2000선을 회복하며 강세로 장을 시작했고, 한때 201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이미 알려진 악재였다는 점에서 불확실성 해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8.4%)보다 낮은 8.1%로 발표되면서 지수는 상승폭이 주춤하며 2000선을 밑돌기도 했지만 이내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25%로 10개월째 동결했다. 이후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간 끝에 수급선인 60일 이동평균선(2002.03)을 웃돌아 장을 마무리지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나흘째 '팔자' 기조를 이어가 211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개인 역시 장 초반 매도 우위로 돌아서 1292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았다. 기관은 315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가 다소 갈팡질팡하는 흐름을 나타낸 가운데 장 후반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차익거래는 30억원 순매도, 비차익거래의 경우 833억원 순매수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803억원 매수 우위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전기가스를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건설이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함께 유입되면서 2.93% 급등,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기계, 철강금속, 화학 등의 중국 관련 업종이 가격 매력 부각을 바탕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했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하락 마감했지만 이들 종목을 제외한 시총 10위권 전 종목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증권가에선 올 1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비교적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분기 GDP 성장률은 8%를 상회했다는 점에서 당초 예상치에 비교적 부합하는 성과로 평가된다"면서 "최근 경기선행지수와 구매관리자지수(PMI) 흐름에 비춰 1분기 GDP가 올해 저점으로 판단돼 연간 기준 성장률은 8.5~8.7%를 달성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기의 경착륙 우려도 점차 가라앉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은행권 지급준비율 인하와 재정 확대 정책이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마 팀장은 점쳤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3월 실물지표들과 신규 대출이 예상수준이거나 예상을 소폭 웃돈 것을 감안할 때 1분기 GDP 성장률 둔화는 주로 투자와 순수출 부진 영향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8.9%에서 8.1%로 빠르게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속도가 의외로 빠르게 진행된 점은 부담이지만 3월 실물 지표들이 1~2월 이후 회복되고 있고 성장률이 8% 초반대까지 떨어져 정책 기대는 좀더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6개 등 655개 종목이 올랐다. 184개 종목이 내렸고, 55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