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엔 골드러시, 21세기엔 에어러시…공항 생태계가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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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CEO 경영교실 - 트렌드 리포트
파리공항의 무료 댄스 레슨…뮌헨공항의 휴식용 박스
공항이 휴식공간이자 소비공간으로 점차 변신
공항 중심으로 도시도 재편…새 비즈니스 기회 쏟아져
파리공항의 무료 댄스 레슨…뮌헨공항의 휴식용 박스
공항이 휴식공간이자 소비공간으로 점차 변신
공항 중심으로 도시도 재편…새 비즈니스 기회 쏟아져
공항에서 무료 댄스 레슨을 받을 수 있다면 믿겠는가. 파리의 공항에서는 가능한 이야기다. 짧은 환승시간에 피로도 풀고, 재미도 느낄 수 있는 댄스 레슨을 실제 운영하고 있다. 뮌헨의 공항에 가면 1인 또는 2인이 누울 수 있는 박스 형태의 공간도 있다. 환승 고객들은 인터넷도 하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공간 속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한다.
이처럼 고객들에게 짧은 환승 시간에도 좀 더 의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공항들이 늘고 있다. 필자는 이를 에어 러시(air rush)라는 트렌드로 정의내려 보았다.
#공항이 바뀌고 있다
에어 러시(air rush)는 골드 러시(gold rush)에서 따온 말이다. 골드 러시는 19세기 미국 서부에서 금광을 발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러 서부로 몰려들었던 현상을 말한다. 골드 러시가 19세기 일이라고 하면, 20세기는 자동차가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탄생시켰다. 21세기는 비행기가 새로운 문명을 개척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나라와 나라 사이에 유동인구가 많아졌고 문화 전파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나라와 나라 간의 이동은 결국 공항을 통해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20세기에는 기차역이나 정거장이 주목받은 데 비해 21세기에는 공항이 그 중심을 차지하게 된다.
현재의 공항 중심 트렌드는 한 방향으로 흐른다. 공항 자체가 하나의 휴식공간이자 소비공간이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댄스 레슨이나 휴식처럼. 영국의 히드로공항에 가면 ‘여행의 기술’을 쓴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의 집필실이 있다. 소설가가 항상 거기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동할 때 거기서 글을 쓸 수 있게 한다. 공항 홍보도 되고 이미지 변신에도 좋은 아이템이다. 이처럼 공항 자체를 변모시키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공항 생태계의 재편
공항 생태계, 즉 공항을 중심으로 한 주변 도시지역이 완전히 재편돼 가는 과정도 또 다른 트렌드의 변화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홍익대 주변에 세계적인 규모의 디자인 단지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인천공항에서 오는 공항철도가 홍대 쪽을 지나간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글로벌 허브와 워크 허브를 잇는 관문이 공항이기 때문에 공항을 중심으로 주변이 바뀌어 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일 것이다.
예컨대 말레이시아에는 페낭이라는 휴양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먼 곳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페낭이 진행하는 도시 개발 프로젝트에서 한국인을 위한 주상복합건물을 지었다. 설계부터 거주자 모집까지 모두 한국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항 때문이다. 주상복합건물이 공항에서 가깝기 때문에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면 말레이시아의 한국인 거주 지역에 찾아오기 쉬운 것이다. 이처럼 공항은 말레이시아에서 건물을 분양하면서 입주할 사람들을 한국에서 찾을 수 있는 형태의 변화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어디까지 변할까
공항과 공항 주변의 변모에는 많은 기회 요소가 있다. 그렇다면 공항의 변모는 어디까지 갈 것이냐는 의문이 든다. 이는 세계 각국 항공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초음속 여객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때는 유럽 에어버스 쪽에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를 도입했다가 너무 시끄럽고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이제는 소음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면서 2020년께면 마하 3.0이나 4.0 식으로 음속을 돌파한 초음속 여객기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항공기술의 발달로 지구촌이 1일 생활권에 들었다는 말을 하지만, 초음속 여객기가 등장하면 그야말로 반나절 안에 지구촌 모든 곳을 갈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구 전체에 슈퍼 허브공항이 몇 개 생길 전망이다. 슈퍼 허브공항과 연결되는 공항들도 생겨날 것이다.
전 세계가 슈퍼 허브공항을 중심으로 작은 지방공항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공항 지도로 그려질 날이 머지않았다. 공항 생태계에 따라 경제구조가 재편되고, 거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비즈니스나 트렌드가 바뀔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에어 러시. 하늘 길로 몰리는 비즈니스 트렌드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된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 jwowkim@empal.com>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와우밸리 대표
△저서 ‘한국인 트렌드’ ‘트렌드 워칭’ ‘대한민국 욕망의 지도’ ‘핫트렌드 40’ 등
이처럼 고객들에게 짧은 환승 시간에도 좀 더 의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공항들이 늘고 있다. 필자는 이를 에어 러시(air rush)라는 트렌드로 정의내려 보았다.
#공항이 바뀌고 있다
에어 러시(air rush)는 골드 러시(gold rush)에서 따온 말이다. 골드 러시는 19세기 미국 서부에서 금광을 발견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캐러 서부로 몰려들었던 현상을 말한다. 골드 러시가 19세기 일이라고 하면, 20세기는 자동차가 우리의 새로운 운명을 탄생시켰다. 21세기는 비행기가 새로운 문명을 개척하게 될 것이다. 글로벌화가 진전되면서 나라와 나라 사이에 유동인구가 많아졌고 문화 전파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나라와 나라 간의 이동은 결국 공항을 통해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20세기에는 기차역이나 정거장이 주목받은 데 비해 21세기에는 공항이 그 중심을 차지하게 된다.
현재의 공항 중심 트렌드는 한 방향으로 흐른다. 공항 자체가 하나의 휴식공간이자 소비공간이 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댄스 레슨이나 휴식처럼. 영국의 히드로공항에 가면 ‘여행의 기술’을 쓴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의 집필실이 있다. 소설가가 항상 거기서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동할 때 거기서 글을 쓸 수 있게 한다. 공항 홍보도 되고 이미지 변신에도 좋은 아이템이다. 이처럼 공항 자체를 변모시키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공항 생태계의 재편
공항 생태계, 즉 공항을 중심으로 한 주변 도시지역이 완전히 재편돼 가는 과정도 또 다른 트렌드의 변화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홍익대 주변에 세계적인 규모의 디자인 단지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인천공항에서 오는 공항철도가 홍대 쪽을 지나간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글로벌 허브와 워크 허브를 잇는 관문이 공항이기 때문에 공항을 중심으로 주변이 바뀌어 가는 것은 당연한 흐름일 것이다.
예컨대 말레이시아에는 페낭이라는 휴양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먼 곳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페낭이 진행하는 도시 개발 프로젝트에서 한국인을 위한 주상복합건물을 지었다. 설계부터 거주자 모집까지 모두 한국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항 때문이다. 주상복합건물이 공항에서 가깝기 때문에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면 말레이시아의 한국인 거주 지역에 찾아오기 쉬운 것이다. 이처럼 공항은 말레이시아에서 건물을 분양하면서 입주할 사람들을 한국에서 찾을 수 있는 형태의 변화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어디까지 변할까
공항과 공항 주변의 변모에는 많은 기회 요소가 있다. 그렇다면 공항의 변모는 어디까지 갈 것이냐는 의문이 든다. 이는 세계 각국 항공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초음속 여객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때는 유럽 에어버스 쪽에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를 도입했다가 너무 시끄럽고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이제는 소음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면서 2020년께면 마하 3.0이나 4.0 식으로 음속을 돌파한 초음속 여객기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항공기술의 발달로 지구촌이 1일 생활권에 들었다는 말을 하지만, 초음속 여객기가 등장하면 그야말로 반나절 안에 지구촌 모든 곳을 갈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지구 전체에 슈퍼 허브공항이 몇 개 생길 전망이다. 슈퍼 허브공항과 연결되는 공항들도 생겨날 것이다.
전 세계가 슈퍼 허브공항을 중심으로 작은 지방공항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공항 지도로 그려질 날이 머지않았다. 공항 생태계에 따라 경제구조가 재편되고, 거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 비즈니스나 트렌드가 바뀔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에어 러시. 하늘 길로 몰리는 비즈니스 트렌드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된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 jwowkim@empal.com>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와우밸리 대표
△저서 ‘한국인 트렌드’ ‘트렌드 워칭’ ‘대한민국 욕망의 지도’ ‘핫트렌드 4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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