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물 부담에 거래일 기준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기관과 개인 매수세 유입을 바탕으로 장 후반 낙폭을 줄이며 옵션만기를 비교적 무난히 넘겼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78포인트(0.39%) 떨어진 1986.63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의 호실적에 힘입어 6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약세로 장을 시작했다. 이후 외국인의 '팔자'와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 지수는 점차 낙폭을 키우는 흐름을 보였고, 한때 1970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후반 들어 기관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지수는 낙폭을 다소 만회해 장을 마무리지었다.

외국인은 366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사흘 연속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003억원, 2018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감했다.

옵션만기를 맞아 장중 프로그램 매물 출회가 꾸준히 이어졌다. 그러나 장 막판 동시호가를 틈타 차익거래를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며 프로그램은 지수 낙폭 축소에 힘을 보탰다. 차익거래는 684억원, 비차익거래의 경우 1138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전체 프로그램은 1822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전 거래일 대비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소폭 하락한 효과로 단기 차익거래 자금이 400억원가량 청산됐고, 동시호가 때 외국인 주식 매도가 나타났지만 규모가 605억원으로 크지 않았다"며 "선방한 옵션만기였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 외국인이 대거 매물을 내놓은 전기전자가 2.40% 밀려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사흘째 하락, 전 거래일보다 3만8000원(2.90%) 떨어진 127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일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120만원대로 되돌아왔다. 하이닉스, LG전자 등도 1~2%대 약세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자동차주가 속한 운수장비 업종도 하락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주 삼인방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철강금속, 화학 등 소재업종은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 넘게 올랐다. LG화학이 3% 넘게 뛰었고, S-Oil, GS, SK이노베이션 등 정유주들도 1~2%대 상승 마감했다.
시가 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를 나타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트 부각과 4·11 총선 휴장 기간의 미국 증시 하락 등이 반영되면서 아시아 주요 증시 중 한국 증시만 내림세를 나타냈다"며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 차익 매물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밀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상한가 11개를 비롯해 405개 종목이 올랐다. 하한가 6개 등 395개 종목이 내렸고, 89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