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동산 투자자의 롤모델 앤디 강…"상업용 투자환경 당분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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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유럽 빌딩 몰릴 때 한발 앞서 美 부실자산 눈돌려
작년 6억5000만달러 집행
▶마켓인사이트 4월9일 오전 10시57분 보도
“글로벌 경쟁자들이 앤디 강의 투자를 모방(emulate)하고 있다.”
강영구 국민연금 해외부동산팀장(43·미국 이름 앤디 강·사진)에 대한 글로벌 부동산투자 전문지 PERE의 평가다. PERE는 최근 ‘2011년 글로벌 어워즈’에서 강 팀장을 ‘올해의 아시아 지역 인물’로 꼽았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콜린 라우 부동산팀장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다. PERE는 글로벌 부동산 투자 및 금융 관련 소식을 전하는 전문지로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
PERE는 지난해에만 강 팀장이 6억5000만달러(7403억원)의 해외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추산했다. 강 팀장과 국민연금 해외부동산팀은 지난해 미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았다. 지난 한 해 북미와 남미의 부실채권(NPL) 및 2급(secondary) 부동산 관련 펀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는 주로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미국 내 부실자산에 투자하는 콜로니캐피털과 브라질 자산에 특화된 티쉬맨스피어스 등이 대상이라고 PERE는 전했다.
강 팀장과 국민연금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의 주요 빌딩에 한정돼 있는 국내 및 아시아지역 다른 기관투자가들과 비교해 한발 빠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부동산 투자는 글로벌 경쟁자들에게 일종의 청사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PERE는 강 팀장을 다른 아시아지역 투자자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주 지역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강 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았던 미국 관련 투자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며 “2010년까지 약정액 기준으로 전체 부동산 투자의 60%에 달했던 유럽 비중을 작년 말에는 40% 수준까지 낮췄다”고 설명했다.
유럽지역 주요 빌딩에 대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늘면서 가격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투자대상을 바꾼 이유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2010년 이후로 유럽지역 빌딩에 대한 투자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주요 지역 빌딩은 대부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가격이 올라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비교해 북미지역 NPL 투자는 상대적으로 유망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부동산투자회사 관계자는 “NPL의 투자매력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는 경제위기가 닥친 뒤 3~4년 후”라며 “2008년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작년과 올해 관련 투자를 늘린 국민연금의 판단은 적절했다고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강 팀장은 미국 미네소타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코넬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관련 해외 제도 및 규제에 밝다. 삼성에버랜드에서 부동산 투자를 담당하다 2004년 국민연금에 입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 팀장의 운용규모가 큰 만큼 글로벌 부동산 운용사들이 투자 정보를 앞다퉈 가져다줘 세계적으로도 따라올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 팀장은 세계 부동산 시장에 대해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신규 공급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기관투자가들의 매입 경쟁이 완화된 만큼 좋은 투자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