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11일)과 옵션만기일(12일)을 앞두고 변동성 큰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옵션만기일을 지나면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현대차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정유·화학 업종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기술적으로 장기 골든크로스가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만기일 부담 커지긴 했지만…

10일 코스피지수는 2.67포인트(0.13%) 내린 1994.41로 마감했다. 전날 조정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전 한때 14.19포인트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옵션만기일에 대한 부담으로 외국인이 1235억원 순매도함에 따라 약세로 전환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만기일에 청산된 매물이 많지 않았던 데다 이달에는 선거일 휴장이 있어 거래일이 적다는 게 다소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만기일 이후 비차익거래로 6700억원의 순매도가 나오면서 현물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만기일 당일에 나올 수 있는 매물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동안 쌓였던 매수 차익거래가 최근 꾸준히 수익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총 상위 종목이 강세를 보이면서 현물과 선물 가격차(베이시스) 변동폭을 좁혔다”며 “베이시스가 급락하지 않는다면 만기일을 무난히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술적 반등신호 등장

전날 120일 이동평균선(이평선)이 200일 이평선을 뚫고 올라가는 장기 골든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것도 총선 후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20일 이평선은 기술적 분석가들 사이에서 ‘경기선’이라고 불린다. 국내 경기가 상승 추세를 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1998년 이후 120일과 200일 이평선 간 골든크로스는 총 여섯 차례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정보기술(IT) 버블에 따른 후유증이 나타났던 2001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다섯 번의 기간에는 증시가 중기 상승세로 전환됐다.

하지만 부담도 있다. 5일 이평선이 20일 이평선을 뚫고 내려오는 단기 데드크로스가 지난 6일 나타났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가 살아있는지는 몰라도 단기적으론 투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된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금방 안정을 찾을 것으로 속단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자동차 쏠림현상 해소 조짐

삼성전자와 자동차 업종에 쏠려 있던 매기(買氣)가 화학·정유 업종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이후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타는 동안 매수세가 삼성전자와 자동차에만 집중되면서 거래량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이날 삼성전자(-0.46%)와 현대차(-2.79%) 기아차(-2.51%) 현대모비스(-0.50%)가 모두 하락 마감한 반면 LG화학(1.28%) 호남석유화학(2.83%) SK이노베이션(1.25%) 등 정유·화학 업종은 대거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요 정유·화학 종목은 최근 3~4거래일 동안 대체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주요 기업들은 가격 메리트가 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발표되는 중국 경제지표를 중점적으로 점검해 산업재나 소재 쪽으로 관심을 넓혀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골든크로스·데드크로스

주가나 거래량의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돌파해 올라가는 현상을 골든크로스, 위에서 아래로 뚫고 내려오는 것을 데드크로스라고 말한다. 골든크로스가 나타나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데드크로스가 나타나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송종현/김유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