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대(총장 장제국) 임권택 영화연구소가 10일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 감독 스물 한 명의 연출 철학과 제작 현장에서 얻은 생생한 연출 노하우가 두 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도서출판 예린원)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은 한국 영화를 이끌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영화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직접 학생들에게 전수하는 마스터클래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업은 2008년 시작해 이제까지 53명의 현장 영화인들이 강의를 진행했다. 이 강의들이 1회성의 행사로 그치지 않고 시공간을 초월하여 공유될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겨 보존하고, 영화연구 및 교육에 보다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마스터클래스 시리즈로 엮어 출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영화감독 10인의 연출 수업1과 영화감독 11인의 연출 수업2는 그 첫 결실로, 감독 21인의 강의와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등을 담았다.이 두 권의 책에서 다양한 세대의 감독들이 자신만의 연출철학과 제작현장의 노하우를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총 101편의 영화 연출기록을 지닌 거장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배창호 감독, 이명세 감독, 정지영 감독 등이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 넘게 영화 연출의 새로운 장을 개척하면서 터득한 연출 철학과 노하우를 전한다.

 또 류승완 감독, 송해성 감독, 정윤철 감독, 이정범 감독과 같이 2000년대 한국 영화 르네쌍스의 주역들이 보다 젊은 감각으로 새로운 시대적 감수성과 호흡하는 자신들만의 생각과 전략을 밝힌다. 이들 감독들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매체 존재론적 질문에 대한 나름의 견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으며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경험담과 포부, 한국영화의 제작 현실에 대한 다양한 시선들, 영화의 미래에 대한 예측과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불어 최근 예상을 뒤엎는 관객몰이로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킨 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과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이 목소리를 보태어 영화제작 혹은 영화산업의 면면을 보다 입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조명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1권은 영화연출의 근본적인 요소에 대한 분석과 성찰을 담고 있으며 2권은 주로 장르영화의 제작과 관련된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책 서문도 눈길을 끌고 있다.정성일이 쓴 영화감독 10인의 연출 수업1의 서문은 영화는 물론 모든 예술 영역의 창작활동과 관련하여 독자들이 ‘욕망해야 하는’ 배움이란 도대체 어떤 종류의 배움인지, 그 값진 배움을 얻기 위해서 어떤 삶의 태도가 요청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랜 세월 영화와 예술, 인문학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해온 자의 지혜가 담겨있다.

 영화감독 11인의 연출 수업2에서 이연호의 서문은 한국 장르영화의 역사를 그녀 특유의 시선으로 엮고 있다. 그 말들은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감독 지망생들뿐만 아니라 멀티플렉스 극장을 자주 찾으며 영화를 즐기는 일반 관객 모두를 향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일상의 차원에서 영화를 즐길 때, 감독 지망생이 언젠가 영화를 만들게 된다면,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기고 있어야 할 그런 소중한 통찰 혹은 조언을 담고 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마스터클래스 소중한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어 영화인이 되기를 꿈꾸는 모든 이들과 더 나은 영화 만들기를 소망하는 모든 영화인들과 나누고자 출간했다”며 “이 책을 읽은 후 영화에 대한 열정과 용기, 신중함과 용기가 넘쳐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