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기업, 금융위기 거치며 더 강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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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S&P500기업 조사
부채 줄고 생산성은 높아져…순이익 22%·현금보유 49%↑
혹독한 감원 등 체질 개선…설비투자 확대·해외공략 강화
부채 줄고 생산성은 높아져…순이익 22%·현금보유 49%↑
혹독한 감원 등 체질 개선…설비투자 확대·해외공략 강화
월스트리트저널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보다 22.7% 증가했다. 매출은 17.1% 늘었다.
직원은 5.1% 늘어난 데에 그쳤지만 직원 한 명당 매출증가율은 11.4%에 달했다.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현금보유량은 49.4%, 설비투자는 16.3% 각각 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닥치자 미국 기업들은 감원 등 혹독한 비용절감에 나섰다.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은 쓰러졌다. 살아남은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늘렸다. 또 싼값에 나온 매물을 인수, 덩치를 키웠다. 침체를 극복한 기업들이 강해진 이유다.
산업용 과학장비업체 에질런트테크놀로지는 2009년 전체 인력의 20%인 4000명을 감원했다. 당시 매출이 22% 급감하며 순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은 2007년에 비해 22% 증가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한 뒤 2010년 경쟁사 베리언을 인수한 것이 힘이 됐다. 베리언을 인수하고도 에질런트의 직원 수는 2007년보다 적다. 지난해 기준으로 현금보유량은 35억달러에 이른다. 4년 전의 두 배에 가깝다.
기업들이 신흥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것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요인이다.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맥도날드는 2009년 이후 해외 매출이 24% 증가했다. 미국 내 매출증가율의 세 배에 달한다. 덕분에 맥도날드의 수익은 크게 늘었다. 2007년 이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240억달러를 쓰고도 현금보유량이 23억달러에 이른다. 2007년보다 18% 증가한 수준이다.
스타벅스의 해외 매출은 최근 2년간 35% 뛰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매출증가율(14%)의 두 배 이상이다.
매출과 수익이 증가하자 설비투자도 늘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S&P500 기업들은 설비투자 지출을 전년 대비 19% 확대했다. 2010년 증가율(9%)의 두 배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미국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헝그리 정신을 갖게 되면서 더 탄탄해졌다”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