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옷을 입은 사람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갑갑한 도시의 삶에 지친 그는 자유롭게 풀밭을 뛰어다니는 토끼처럼 살기로 마음먹고 짐을 쌌다. 사진가 정현자가 내놓은 ‘생각하는 토끼’ 시리즈의 하나다.(공근혜갤러리 20일까지)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게 너무 많다. 그래서 우린 가끔 생각한다. 세상에 첫발을 디뎠을 때 내가 갖고 있던 꿈은 어디 있는가. 지금 나는 그것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닌가. 작가는 이런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그림으로 그린 배경에 토끼 분장을 한 인물을 등장시켰다. 때로 동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의 소망을 동화의 한 장면처럼 보여주고 있다.

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