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스타일] 다이아몬드보다 빛나게…단 한번뿐인 '명품 웨딩'
윤달(4월21일~5월20일)을 피해 내달 말 결혼하는 예비부부 이성현(32)·김은주(29) 커플은 아직도 혼수용 선물을 결정하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야근이 잦은 직장에 다니는 탓에 평일에 만나 쇼핑할 시간이 없었던 데다 주말엔 신혼집을 구하러 다니고, 신혼여행지와 예식장 등을 알아 보느라 ‘혼수 쇼핑’에 나설 기회가 없어서였다.

이들이 찾은 곳은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이 점포에서 예비부부 커뮤니티인 ‘클럽 웨딩’을 관리하는 웨딩 컨설턴트 이정민 실장은 이들에게 최신 혼수 트렌드와 몇 가지 ‘팁’을 건넸다.

이 실장이 제안한 현명하고 합리적인 웨딩·혼수 준비의 핵심 키워드는 ‘마이 스타일(my style)’과 실용성.

이 실장은 “지인이나 친척들의 조언을 듣고 순간의 욕심으로 사서 장롱 속에 묵혀 둘 예물은 과감히 생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시계 가방 등 평소에 갖고 싶었거나 눈여겨봤던 품목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식 주인공인 신부와 신랑을 더욱 빛내줄 예복도 중요한 모임이나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 갈 때마다 입을 수 있는 단순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제품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요즘 예비부부들은 ‘남시여가’(남자는 시계, 여자는 가방)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자신이 갖고 싶은 상품을 결혼 예물로 많이 찾는 실용적인 성향이 강하다.

[웨딩&스타일] 다이아몬드보다 빛나게…단 한번뿐인 '명품 웨딩'
남성 예물시계로는 롤렉스 까르띠에 오메가 등 ‘예물시계 3인방’의 인기가 여전하다.

여기에 몽블랑 크로노스위스 브라이틀링 태그호이어 IWC 등 개성이 강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시계 브랜드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최근 들어 30대 후반에 ‘짝’을 찾는 만혼과 재혼이 크게 늘면서 예거르쿨트르 랑에운트죄네 바쉐론콘스탄틴 등 고가 시계를 찾는 예비 신랑들도 많아지고 있다.

예비 신랑을 위한 혼수로는 시계와 함께 지갑 만년필 라이터 등 한 번 구입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 제품을 구입하는 것도 최신 트렌드다.

‘만년필의 대명사’로 꼽히는 몽블랑과 다양한 액세서리 제품을 갖춘 ST 듀퐁 등이 예비부부들의 선호 브랜드다.

[웨딩&스타일] 다이아몬드보다 빛나게…단 한번뿐인 '명품 웨딩'
가방은 요즘 신부를 위한 예물 품목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루이비통 ‘모노그램 스피디 30백’, 샤넬 ‘빈티지 2.55백 미디엄 사이즈’, 에르메스 ‘버킨백’, 프라다 ‘나파 고프레백’, 구찌 ‘수키백’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스테디셀러 모델을 예물로 찾는 이들이 많다.

최근 젊은 감성으로 부상하고 있는 에트로도 혼수용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예물용 보석은 ‘심플’이 대세다. 몇 년 전만 해도 신부용 보석으로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금 등 유색석, 진주 등으로 3세트(반지·목걸이·귀걸이 세트)를 마련하는 사람이 많았다. 요즘에는 다이아몬드 1세트만 준비하는 게 트렌드다.

결혼식에서만 착용하고 보석함 속에 묵혀 두는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평소에도 착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제품이 인기다.

이탈리아 명품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 평소 정장 차림에 어울리는 줄리엣 컬렉션을 최근 혼수용으로 선보였다.

예비 시어머니를 위한 혼수로는 모피코트가 1순위다. 한두 푼짜리가 아닌 만큼 모질은 부드러운지, 털의 색상은 균일한지, 통밍크인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진도 근화 등 국내 브랜드는 700만~1000만원 선, 펜디와 사바띠에 등 해외 브랜드 제품은 2000만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다.

코트가 부담스럽다면 조끼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조끼는 정장이나 캐주얼 등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리는 데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게 장점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