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천발전소 등…`강성대국' 진입 시각적 효과 노려

"그이(김정일)의 최대의 목표는 수령님(김일성) 탄생 100돌이 되는 2012년에 기어이 사회주의 강성국가의 대문을 열어제끼는 것이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2월12일자에 실린 글이다.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4월15일)을 맞아 `강성국가의 대문'을 여는 것이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인 셈이다.

북한은 `강성국가 선포'를 위해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 위성' 발사와 함께 전역에서 발전소, 주택, 공장 등 대규모 건설공사의 완공을 서둘러왔다.

김 주석 생일을 앞둔 북한 전역에서는 최근 이 같은 대규모 시설의 준공식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5일 북한 당국은 `강성대국의 상징'으로 선전해온 희천1호발전소와 희천2호발전소 준공식을 성대하게 벌였다.

청천강 상류에 건설된 희천발전소는 유역변경식 발전소로, 발전용량은 30만㎾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생전에 8차례나 시찰할 정도로 이 발전소 공사는 북한이 야심 차게 준비한 `경제강국 건설 과제'였다.

2001년 3월 착공됐지만 공사가 부진하다가 2009년 3월 김 위원장이 건설현장을 찾아 `강성대국 원년인 2012년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한 이후 건설속도가 빨라졌다.

북한은 또 개성시 박연폭포 주변 천연바위에 '영원한 우리 수령 김일성 동지, 수령님 탄생 100돌 기념, 2012년 4월15일'이라는 대형문구를 새겨넣었다.

한 글자의 높이가 4∼5m이고 총 길이는 37m에 달하는 이 `기념 글발' 준공식도 5일에 열렸다.

노동신문은 8일 "평양시 일꾼들이 수령님 탄생 100돌을 맞으며 만경대혁명사적지를 더욱 훌륭히 꾸렸다"며 "(만경대 생가 주변의) 남리부락이 더욱 현대적으로 꾸려졌으며 만경대유희장도 봉사준비를 끝냈다"고 전했다.

김 주석 생가 주변 리모델링이 사실상 완공됐음을 뜻한다.

전날 조선중앙통신은 "(평안북도) 대계도간석지 내부망공사가 성과적으로 끝났다"며 "이 공사가 완공됨으로써 한 개 군 면적과 맞먹는 부침 땅에서 농사를 안전하게 짓고 양어와 양식도 할 수 있는 담보가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또 조선중앙방송은 5일 "수도(평양)의 중심부에 있는 바닷물 공급소로부터 시 안의 각 수원지와 중앙동물원 수족관, 능라도에 일떠서는 곱등어(돌고래)관까지 바닷물 수송관을 모두 연결하는 자랑찬 성과가 이룩됐다"고 소개했다.

그 전날 노동신문은 "618시멘트공장이 3일 준공됐다"며 "김일성 동지의 탄생 100돌과 4차 당대표자회에 드리는 자랑찬 노력적 선물"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평양에서는 고층아파트, 극장 등 만수대지구 건설이 한창이며 대성구역에는 평양민속공원 건설이 마감단계에 들어섰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하고 있다.

과거 서평양 지구보다 발전이 더뎠던 동평양 지구에는 `창광원식목욕탕'과 `인민야외빙상장' 등 문화시설이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한이 이처럼 대규모 건설사업을 서둘러 마무리하는 것은 김 주석 100회 생일과 당대표자회(11일), 최고인민회의(13일) 등 중요 행사들을 앞두고 북한 전역에 축제 분위기를 띄움으로써 주민에게 `강성국가 진입'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심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경제강국' 달성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생각한다"며 "경제성과를 자랑하고 `강성국가 진입'을 알리는 이벤트를 통해 주민을 결집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