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대형마트 홈쇼핑 등 유통주가 상승하고 있다. 유통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비 침체와 정부 규제 등 악재가 겹쳐 하락을 지속했지만 최근 소비지표가 개선되는 조짐과 함께 반등하기 시작했다.

◆유통주 동반 급등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유통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유통업종지수는 2.05% 올라 가장 높은 업종별 상승률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은 3.19% 오른 38만8000원에 마감, 사흘 연속 상승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9일 이후 7거래일 동안 하루만 빼고 계속 올랐다. 이 기간 상승률은 12.79%에 이른다. 신세계는 4.15%, 현대백화점은 3.70% 오르는 등 3대 백화점주가 모두 3% 이상 급등했다. 이마트(0.60%) GS리테일(8.35%) 현대홈쇼핑(1.47%) 주가도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지표가 개선되면서 유통주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백화점 매출은 지난 1월 4.1% 감소에서 2월 2.9% 증가로 돌아섰다. 3월에도 1.8%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형마트 매출은 2월 6.4% 감소에서 3월 2.3% 증가로 전환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소비가 회복되는 시기에는 유통주가 다른 업종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주 상승폭 더 클 전망

유통업종 중에서도 백화점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적 측면에서는 신규 출점과 기존 점포 리뉴얼(개보수 후 재개장)로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롯데쇼핑이 지난달 30일 롯데백화점 평촌점을 개장한 데 이어 신세계 의정부점과 현대백화점 충청점이 각각 이달 말과 오는 8월 문을 연다.

백화점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매력적이다. 롯데쇼핑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3배로 상장 후 PER이 가장 낮았던 2008년(8.2배)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PER은 각각 10.5배와 10.6배로 롯데쇼핑보다는 높지만 이마트(11.9배) 현대홈쇼핑(10.9배) 등 대형마트 및 홈쇼핑보다는 낮다.

다만 외국인이 이마트를 지난달 22일부터 12거래일 연속 순매수해 주목된다. 여 연구위원은 “국내 기관은 롯데쇼핑 등 백화점주를 선호하는 반면 외국인은 이마트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며 “외국인은 규제 영향을 감안해도 이마트 하락 폭이 과도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홈쇼핑주는 수수료 인상 변수

할인점 주가 반등은 백화점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강제 휴무일을 지정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지난달 26일 23만5500원까지 떨어진 후 반등하고 있지만 아직은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홈쇼핑은 케이블TV사업자(SO)에게 지급하는 송출 수수료를 올려야 한다는 점이 변수다. 업계에서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가 지난해보다 평균 20%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