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인기를 누려온 미국 내 경영학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경영학의 인기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분석이 대학과 기업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경영학과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이 약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고 언급했다. 현재 미국 대학생 5명 중 1명은 경영학 전공자다.

경영학의 위기는 최근 기업들이 여러 학문을 경험한 인재를 찾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기업들은 넓은 지식, 유연한 사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경영학과 학생들을 찾기 힘들다고 평가하고 있다.

재무와 회계교육에만 초점을 맞춘 교과과정도 문제로 지적됐다. 직원교육 전문기업의 스캇 로스탄은 “인수·합병 과목을 들었다고 은행 채용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며 “요즘 기업들은 지식 자체가 아니라 총체적 재능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경영학 전공 다시 생각해보기’의 저자 윌리엄 설리번은 경영학을 인문학과 철저히 구분해온 전통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영학이 다른 학문과 별개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었다는 것이다. 설리번은 “경영학도들이 인문학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 스스로 상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경영학에 다른 전공을 접목시키는 추세다. 조지워싱턴대는 철학과 심리학을 활용해 경영윤리를 가르치기로 했다. 기업과 사회 간 관계를 다룬 강의도 경영학 필수과목으로 포함시킬 예정이다. 덴버대도 윤리,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경영학 강의 개설을 준비 중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