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보다 생각품을 많이 팔아야 합니다. 한약방의 약재 서랍처럼 생각의 창고를 만들어 기존 지식들을 요리조리 재조합하면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해집니다. 어려운 취업이나 창업 문제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죠.”

6일 서울 신사동 CGV청담씨네시티에 모인 200여명의 ‘2030’ 젊은이들 눈빛이 반짝였다. 신병철 CJ그룹 마케팅총괄 부사장(사진)의 남다른 ‘성공론’을 듣고자 모인 사람들이다.

신 부사장은 CJ그룹이 젊은 세대의 꿈과 열정을 응원하겠다며 마련한 ‘꿈지기 사절단 특별강연’의 1번타자로 나섰다. 그는 남과 다른 창의적인 생각을 강조하는 비즈니스 모델인 일명 ‘스핑클’ 창시자다.

신 부사장은 먼저 “기존의 상식을 의심하라”고 주문했다. “스티브 잡스도 스스로 뭔가를 발명한 적이 없다고 했다”며 “밖으로 나가 끊임없이 뭔가를 찾고, 최선의 것을 발견하면 그것들을 조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식의 반대편을 건드리면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며 미국의 반창고 ‘큐래드’를 화면에 띄웠다. “슈렉 슈퍼맨 같은 컬러 캐릭터를 새겨넣은 제품으로 2차대전 이후 부동의 1위였던 ‘밴드에이드’와 경쟁하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웃었지만 지금 결과를 보라”며 “심지어 다치지도 않은 아이들까지 장난감으로 붙이는 등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용도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카메라와 TV 오디션 프로그램 얘기도 했다. 신 부사장은 “기존의 DSLR 카메라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결합으로 새 시장이 열렸고, TV 속으로 오디션을 옮겨놓았을 뿐인데 선풍적인 인기를 넘어 이젠 하나의 방송 트렌드가 됐다”며 “기존 지식을 의심하는 것이 혁신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또 접어서 트렁크에 넣을 수 있는 스쿠터를 보여주며 뉴질랜드 대리운전 기사들의 ‘발상의 전환’을 소개하기도 했다.

30대 직장인들에겐 “여러분 회사의 고객에 대해 자료 없이 몇 분간 설명할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지금 당장 의지를 갖고 세밀하게 관찰해야 하며, 주변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는 작업에 나설 것”을 그는 권고했다.

‘세상에 나를 표현하다’라는 주제로, 모델 장윤주 씨가 두 번째 강사로 등장했다. 장씨는 “모델계에선 단신에 속하는 170㎝의 키로 세계적인 모델이 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꿈을 버린 적은 없다”며 “외모도 중요하지만 인생 스타일링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J ‘꿈지기 사절단’은 앞으로 5주간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특별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13일에는 부산에서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와 방송인 김영철 씨, 21일에는 대구에서 김정운 명지대 교수와 사진작가 조선희 씨, 다음달 11일엔 광주광역시에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아트디렉터 한젬마 씨, 마지막으로 25일엔 CJ E&M의 스타PD와 뮤지컬 배우 최정원 씨가 강사로 나선다.

■ 스핑클

spinkre. 히트상품 광고카피 등 1000여개의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분석해 만든 ‘생각 훈련’ 체계. 문제를 구제적으로 정의하고(specific problem) 의도를 갖고(intention) 기존 지식을 재조직하는(knowledge reorganization) 방식의 비즈니스 통찰 모델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