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로봇인간 터미네이터(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컴퓨터 눈을 가지고 있다. 터미네이터가 사람을 바라보면 그 사람의 신상정보가 바로 뜬다. 구글이 이런 ‘터미네이터 안경’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5일 공개했다.

‘프로젝트 글라스(Project Glass·사진)’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구글 X’라는 연구조직에서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 중 하나다. 구글은 구글플러스 사이트에 특수안경 디자인 사진 5장과 이 안경을 상용화했을 때 일상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 설명한 2분30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특수안경은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갖췄다. 주인공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달력 마이크 시계 온도 메시지 카메라 검색 등 14가지 메뉴 아이콘이 뜬다. 컵에 커피를 따르는 순간 ‘오후 6시30분에 제시와 약속이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고 창밖을 내다보자 ‘온도 화씨 58도, 강우 확률 10%’라고 뜬다.

서점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에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직진하라” “우회전하라”는 식으로 길을 안내해준다. 서점에 도착해 “음악 섹션이 어딨지?”라고 묻자 찾아가는 경로를 표시한 실내지도가 뜬다.

책을 고르고 나서 “폴(친구)은 어딨지?”라고 말하자 “스트랜드 북스(서점)에서 402피트 떨어져 있다”고 알려준다.

길거리 담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면서 “사진 찍자”고 말하자 카메라가 작동해 사진을 찍는다. “친구들이랑 공유하자”고 하자 구글플러스에 자동으로 올려진다.

구글은 이 안경을 언제 상용화할 것인지를 언급하지 않고 ‘여러분 의견을 듣고 싶어 정보를 공유한다’고만 밝혔다. 구글플러스에 올린 동영상은 하루 만에 8000회 이상 공유됐고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김광현 IT 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