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2000선을 내준 5일 자동차 관련주만 국내 증시에서 상향등을 켜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독주가 완화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쏠림 현상이 해소되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IT(정보기술)와 자동차주를 중심으로 한 극심한 차별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5일 오전 11시 2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14.25포인트(0.71%) 떨어진 2004.36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2000선을 내준 뒤 이 부근에서 등락하고 있다. 그간 지수를 이끌어왔던 삼성전자(-1.21%)가 이틀째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2.37%), 기아차(1.15%)의 독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주도 동반 강세다.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주인 현대모비스는 1.72% 오르고 있고, 현대위아는 6.52% 급등하고 있다. 만도성우하이텍, 에스엘, 한일이화, 평화정공 등도 1~3% 이상씩 상승하고 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차별화가 예상보다 강화게 진행되고 있다"며 "IT와 자동차주가 상승하는 사이 타 업종들은 정체돼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락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격차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 연구원은 "이는 지수 방향을 이끌 수 있는 연기금과 투신이 낙폭 과대주에 대한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고, 개인들은 단기적인 매매에 치중하다보니 업종별 차별화가 심화됐다"고 판단했다.

또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가 주춤한 사이 자동차주가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이는 모든 업종으로 매기가 확산될 신호로 보기는 힘들다는 진단이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다시 유럽 문제가 불거진다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열려있고, 이는 자동차와 IT라는 쌍두마차에 또 다시 힘을 실어줄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자동차주로 매기가 확산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업종별 순환매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실적 뒷받침이 없는 철강과 기계, 조선, 화학주는 중국 경기 모멘텀(상승 동력)도 약한 만큼 관망세로 대응하는 게 낫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송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바닥론이 형성되야 저가매수가 유입되고 업종별 쏠림 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