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경기 의왕·과천에선 ‘조세변호사’와 ‘촛불변호사’가 맞붙었다. 박요찬 새누리당 후보는 조세심판원 비상임심판관과 대기업 고문변호사로 활동한 조세전문가다.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 출신으로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촛불변호사로 유명세를 탔다. 이곳은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강세 지역이다. 안상수 전 대표가 1996년 당선된 후 내리 4선을 했다. 안 전 대표가 공천에서 제외되면서 ‘골리앗’이 빠진 정치신인 간 대결 구도가 됐다.

박 후보는 4일 기자와 만나 “안 전 대표가 저를 지지해주는 거인의 모습을 보였다”며 감사를 표했다. 실제 박 후보의 선거사무소는 안 전 대표의 당원협의회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 있다. 박 후보는 송 후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 말고 무슨 경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인덕원·수원 구간의 지하철을 조기 완공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경마·레저세를 국세로 돌리려는 정부 일각의 움직임에 맞서 지방세 유지를 관철하겠다고도 했다.

‘시민캠프’를 표방하는 송 후보의 선거사무소엔 시민사회 인사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후원회장을 맡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늘 함께 하는 사람이며 온유하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송 후보는 “13년을 과천에서 살면서 자식들을 키웠다”며 “국회의원은 지역에 대한 애정도 있으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박 후보에 대해선 “이명박 대통령과 상당히 많은 일을 했고 대기업 세금 깎아주는 일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송 후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 등을 통해 의왕·과천을 혁신교육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의왕의 표심이 승패를 가름할 전망이다. 의왕 유권자는 11만명으로 과천(5만명)의 두 배가 넘는다. 여론조사 지지율은 접전이다. 방송3사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 지지율은 33%, 송 후보 지지율은 38.5%를 각각 나타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