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감독당국이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모기지 상품을 속여서 판 혐의로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3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골드만삭스에 소송을 예고하는 예비 통지서(well notice)를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가 2006년 판매한 13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상품이 소송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모기지 상품의 기초자산에 문제가 있는 것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구매를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상품의 모기지 대출은 총 5012건으로 이중 32%가 판매 후 1년 이내에 부실 자산으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350건이 압류됐고 785건의 대출은 1개월 이상 연체됐다.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들에게 제공한 설명서의 오류도 지적됐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설명서에서 부동산 투자 목적 대출자 비율이 14% 이하라고 설명했다. 실제 비율은 24%였다.

무분별한 판매 전략도 문제가 됐다. 당시 판매 문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판매한 모기지 대출 상품 5012건 중 13%(652건)는 핸드폰 개통이 어려울 정도로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이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27%(1857건)는 투자자의 소득 증명을 요구하지 않았다. 25% 이상은 당시 부동산 시장이 과열돼 있던 캘리포니아주에서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필 안젤리데스 전 금융위기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골드만삭스가 상품 결함을 숨기고 판매한 것을 발견했다” 며 “골드만삭스의 이같은 행동이 금융위기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2010년 모기지 상품 불완전 판매로 SEC 역사상 최대액인 5억50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이날 제임스 쉬로 전 취리히파이낸셜서비스 최고경영자(CEO)를 선임이사로 선임했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쉬로 선임이사는 내달 23일 물러나는 존 브라이언 이사 후임으로 공식 취임한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주주인 지방공무원노조연맹(AFSCME)으로부터 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라는 요구를 받아 왔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사외이사 중 한 명을 선임이사로 지명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자고 제안했고 AFSCME가 이에 동의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는 이사회 의장을 현재대로 겸임할 수 있게 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