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설립된 수협중앙회가 올해로 꼭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수협중앙회는 50주년을 기념해 4월2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수협의 향후 10년간 성장 방안에 대한 청사진인 ‘비전 2021’이 발표됐다. ‘하나의 가치, 하나된 힘, 최고의 협동조합’을 슬로건으로 내건 비전 2021은 수산인에게 풍요로움을, 고객에게 신뢰감을, 임직원에게 자긍심을 주는 수산업 중심체로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협동조합이 되겠다는 미션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은 “수협은 지난 50년간 많은 성장을 했지만 한계도 있었다”며 “앞으로 국민과 수산인들에게 장기적이고 넓은 시각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실천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비전 2021 뭐가 담겼나

비전 2021은 수산인의 지위 향상과 권익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들을 내세웠다. 특히 수산인의 수익 증대를 위해 유통·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고 어촌과 도시, 생산자와 소비자 상생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다는 구상이다. 그간 다소 느슨하게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던 수협에 능력·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수협의 역할은 크게 △지도사업 △공제사업 △경제사업(유통) △상호금융사업 △신용사업(은행) 5가지로 나뉜다. 비전 2021은 사업별 경영목표를 구체적으로 수치화했다.

예컨대 수산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지도사업에 지출하는 비용을 작년 333억원에서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1300억원으로 늘린다.

또 공제사업부문은 자산 규모를 작년 1조6153억원에서 2021년 4조원으로 키우고, 수입공제료는 같은 기간 7675억원에서 1조5000억원 규모로 증대할 계획이다. 수산물 전문 유통채널을 확보해 관련 매출을 작년 1조161억원 수준에서 2021년 4조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용사업(수협은행)의 규모도 이 기간 2배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작년 말 수협 자산 규모는 21조3856억원인데 2021년엔 40조원이 목표다. 같은 기간 세전 순이익은 92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총자산이익률도 2배로 높이겠다는 것이 수협의 비전이다. 상호금융사업은 은행에 비해 좀 더 성장률을 낮게 잡았다. 작년 말 14조3339억원 규모 조합 예수금(자산 규모 4조8531억원)을 2021년엔 25조원(자산 규모 8조8000억원)으로 증대시킬 예정이다.

○수산물 유통채널 혁신

‘숫자’로만 비전을 설명할 수는 없다.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수협은 비전 2021을 통해 구체적인 성장 전략과 수산인 지원 방법도 발표했다.

우선 지도사업에서는 △어장환경 개선 및 수산자원 조성사업 확대 △차세대 수산 인재 양성 및 여성 어업인 활동 지원 △어업인 구인·구직자 일자리 연계 △조합 부실 방지를 위한 선제적 경영관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제사업 계획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산지거점유통센터(FPC)와 소비지(도시) 분산물류센터 건립이다. 아울러 노량진수산시장을 현대화하는 사업과 고유가에 따른 어업인 종합지원 대책 등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수산물 유통구조를 혁신하고 어업인 생산활동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상호금융·공제사업에서는 고객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조합 마케팅 지원 강화와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기로 했다.

신용사업에서는 앞으로 10년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 도입한 자본금 규제인 바젤Ⅲ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구조 개선, 양식시설 현대화 자금 신규 지원, 수산해양일반자금 확대 지원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수협은 설명했다.

○자전거 해안 대장정 등 행사도 풍성

창립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대국민 행사도 개최한다. 바다사랑 어촌사랑 사진공모전에 공모한 1500여 작품 중 수상작을 오는 4일부터 1주일간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전시한다.

또 국민들에게 어촌 체험의 기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랑海 써머페스티벌’ 행사도 보다 풍성하게 연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텐트 캠핑 등 다양한 해변 프로그램을 추가하고, 다문화 가정 등 소외계층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수협은 아울러 창립 50주년 기념 홈페이지(http://50th.suhyup.co.kr)에 수산업과 수협의 발자취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행사 참여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 ‘자전거 국토해안 대장정’을 통해 바다와 어촌의 소중함, 해양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도 마련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